4년 내 EU 공격 가능성 경고에 27개국 식량·의약품·핵연료까지 긴급 준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만든 비축 전략 초안 문서에서 "EU는 갈등, 기후 변화 영향 증가, 환경 파괴, 복합적인 사이버 위협 등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점점 더 복잡하고 악화하는 위험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 중요 광물·의료용품까지 전면 비축 계획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이 식량, 의약품, 핵연료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에너지나 광케이블이 끊어졌을 때 빨리 복구하기 위해" 케이블 수리 장비와 같은 품목과 에너지 및 방위 시스템에 중요한 희토류와 영구 자석 같은 상품을 EU 차원에서 비축하는 작업을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몇 년 동안 바닷속 통신 케이블과 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잠재적 파괴 공작이 여러 차례 일어나면서 주요 기반시설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걱정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독일, 국방부 장관, 카르스텐 브로이어, 장군은 러시아가 앞으로 4년 안에 유럽연합 회원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만든 보고서는 위험이 큰 환경이 "핵 활동가, 사이버 범죄자 및 국가가 뒤에서 지원하는 그룹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생겼다고 분석했다. EU는 또한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어 다른 많은 지역보다 기후 변화 영향에 더 약한 상황이다. 실제로 크레타 섬에서 일어난 산불 때문에 이번 주에 5000명이 섬에서 피해야 했다.
◇ 전문가 권고와 국가 간 협력 강화 방안
지난해 10월 유럽연합이 맡긴 보고서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전 핀란드 대통령은 안보를 '공공재'로 여겨야 한다고 말하면서 대비를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축에 대해 그는 브뤼셀이 "무력 공격이나 글로벌 공급망이 크게 무너지는 것을 포함해 여러 위기 상황에서 최소한의 준비 수준을 보장할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U는 지난 3월 가정에서 최소 72시간 동안 위기를 버틸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생필품을 비축하라고 권했다. 유럽연합은 이미 자연재해에 대한 긴급 대응 노력의 일환으로 유럽연합 22개국에 걸쳐 소방용 비행기와 헬리콥터, 의료 후송기, 야전병원 및 중요 의료용품 등을 갖추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유럽연합 회원국 사이에 협력을 더 잘하기 위해 "비축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빠르게 바뀌는 위험 환경을 배경으로 위기에 대비해 어떤 필수품이 필요한지에 대한 공통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U는 또한 각 지역과 위기 유형에 맞춰 정기로 업데이트하는 필수 물품 목록을 만들 예정이다.
회원국들은 민간 부문이 세금 공제 등을 통해 비축을 돕도록 더 나은 혜택을 줘야 한다고 집행위원회는 제안했다. EU는 또한 "공유 창고"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나토(NATO)와 함께 자원 및 이중 용도 기반시설 관리에 대해 더 잘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요 비축량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은 이달 말에 낼 예정인 새로운 다년 예산안에서도 고려될 것이라고 집행위원회는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