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 'KOF'와 함께 세계 3대 격투 게임
캐릭터상·타격감 겸비한 3D 격투 '유일왕'
적극적인 타 플랫폼 진출로 글로벌 흥행
2009년 이후 꾸준히 한국 공식 대회 열려
캐릭터상·타격감 겸비한 3D 격투 '유일왕'
적극적인 타 플랫폼 진출로 글로벌 흥행
2009년 이후 꾸준히 한국 공식 대회 열려
!['철권8' 공식 이미지. 사진=반다이 남코](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120612130308544c5fa75ef8612254575.jpg)
한국에 처음으로 아시안 게임 정식 금메달을 안겨준 프로게이머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김관우 선수였다. 가장 유명한 격투 게임 속 한국 캐릭터를 꼽으라면 '킹 오브 파이터즈(KOF)'의 김갑환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제일 대중적인 격투 게임을 묻는다면 대다수가 '철권'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일본의 반다이 남코를 대표하는 게임 IP이자 앞서 언급한 스트리트 파이터(이하 스파), KOF와 더불어 '세계 3대 격투 게임'으로 꼽히는 철권 시리즈가 12월 9일, 시리츠 첫 작 '철권' 출시 30주년을 맞이한다.
철권의 모티브가 된 게임은 첫 작품이 출시되기 1년 전, 세가에서 선보인 '버추어 파이터'로 알려져 있다. 오랜 기간 '3D 격투게임' 시장을 양분해왔으나, 2006년작 '버추어 파이터 5' 이후 명맥이 끊김에 따라 후발주자인 철권이 오히려 3D 격투게임계의 '유일한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지금에 와선 예스럽지만 30년 전에는 혁신적인 그래픽이었던 '철권1'. 사진=반다이 남코](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120612141908789c5fa75ef8612254575.jpg)
반면 철권의 점프는 상대적으로 현실적이고, 상대를 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이뤄진다. 자연히 점프를 통한 공중전보단 종·횡으로 움직이는 스탭이 더욱 중요하다. 액션 역시 과장되기보단 현실의 격투기를 모션 캡처한 기술이 상당수를 이루나, '초풍신권'이나 '붕권'으로 대표되는 호쾌한 타격감도 겸비했다.
![철권 시리즈를 상징하는 기술 중 하나인 '붕권'.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120612144206152c5fa75ef8612254575.jpg)
3D 격투 게임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캐릭터성' 또한 강력하다. 2D 격투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력이 많이 필요한 3D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철권 8에는 12월 기준 35명, 전작인 철권7에는 무려 51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전작 기준 KOF XV(15)의 51명과 같은 숫자이며 스파 시리즈와 비교하면 최신작 스파 6의 26명, 이전작 스파5의 46명 대비 오히려 캐릭터가 많다.
철권은 격투 게임 장르 안에서도 아케이드 게임을 넘어 콘솔 패키지 게임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가장 적극적이었던 게임으로 꼽힌다. 특히 2017년에는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까지 진출, 시리즈 최초로 1000만장 이상의 패키지 판매량을 달성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하라다 카츠히로 철권 디렉터가 올 8월 일본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개발자 콘퍼런스(CEDEC)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철권 시리즈 전체의 누적 판매량은 당시 기준 5800만장으로 집계됐다. 패키지 판매량의 40%가 유럽, 32%가 아메리카에서 발생하는 등 세계적으로 고르게 흥행하고 있다.
![철권 시리즈의 대표 한국인 캐릭터 '화랑'. 사진=반다이 남코](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120612150100545c5fa75ef8612254575.jpg)
한국에서 철권은 주류 격투 게임 중 유일하게 공식 대회가 지속적으로 열리는 게임이다. 2009년 MBC 게임의 '철권 크래쉬'를 시발점으로 해 온게임넷, 나이스게임 TV 등 여러 매체에서 이를 계승해 왔으며 2020년부터는 SOOP에서 '숲 철권 리그(STL)'를 운영하고 있다. T1과 DRX, 광동 프릭스 등 철권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국내 e스포츠 업체들도 여럿 존재한다.
프로게이머들의 스타성 또한 e스포츠가 지속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외 철권 대회에서 100회 이상 우승을 기록하며 철권 자체를 상징하는 게이머가 된 '무릎' 배재민을 필두로 수많은 국내 게이머들이 국제전에서 꾸준히 성과를 거둬왔다. MBC게임이 2006년 선보인 페이크 다큐멘터리 '철권열전'에 나오는 명대사 '네가 무릎이냐' 등은 20년 가까이 흐른 최근까지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밈으로 회자될 정도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철권열전'에 나오는 희대의 명대사.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120612153301332c5fa75ef8612254575.jpg)
반다이 남코는 2001년 출시된 '철권4'부터 한국 캐릭터 '화랑'에 한국어 음성 더빙을 추가하는 등 일찍부터 한국 시장을 공략해왔다. 특히 2017년 스팀으로도 출시된 철권7은 PC 게임이 중심이 되는 한국 시장에서도 신규 이용자층 유입으로 이어져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철권8 e스포츠계에서 한국은 신흥 강국 파키스탄과 더불어 양강으로 꼽힌다. 7월 열린 세계 최대 격투 게임 e스포츠 대회 EVO 2024에선 파키스탄의 아슬란 애쉬가, 그 다음달인 8월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에선 한국의 '울산' 임수훈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공인 대회 '철권 월드 투어(TWT) 파이널스 2024'에선 한국의 '랑추' 정현호가 파키스탄의 '아티프' 아티프 이자즈와 결승전에서 맞붙어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