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비전 '주류 검색 엔진 도약' 제시
레딧 엔서즈, 반년 만에 WAU 600만 확보
마니아층의 '전문적 지식' 제공이 강점
"인간적이고 진정성 있는 데이터 공급"
레딧 엔서즈, 반년 만에 WAU 600만 확보
마니아층의 '전문적 지식' 제공이 강점
"인간적이고 진정성 있는 데이터 공급"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터넷 커뮤니티로 이른바 '미국판 디씨인사이드'로 꼽히는 레딧이 검색 엔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구글의 AI 데이터 파트너였던 레딧이 '구글의 대항마' 자리를 노리는 모양새다.
레딧은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핵심 비전으로 '주류 검색 엔진으로 도약'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 서비스를 개시한 AI 기반 검색 서비스 레딧 앤서즈(Reddit Answers)를 사이트의 핵심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스티브 허프먼 레딧 대표이사는 2분기 공식 주주 서한에서 "매주 수 억 명의 사람들이 조언을 구하기 위해 레딧을 방문한다"면서 "이들 중 더 많은 이들이 레딧의 고유 검색 서비스 이용자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딧 측에 따르면 사이트에서 검색 기능을 활용하는 이용자의 WAU(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7000만 명을 넘어섰다. 레딧 앤서즈의 WAU는 600만 명 수준이며 출시 초반인 올 1분기 대비 쿼리(인터넷 정보 검색 요청)가 10배 증가했다.
현재 레딧 앤서즈는 미국을 포함 총 12개 국가에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이를 글로벌 검색 서비스로 확장하는 한 편 기존의 레딧 검색 기능과 레딧 앤서즈 기능 통합, 앱 재설계를 통해 검색 기능 전면 배치, 마케팅 캠페인 전개 등을 통해 레딧 앤서즈 기능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레딧은 지난해 3월 21일 공모가 주당 34달러, 기업 가치 64억 달러(약 8조8600억 원)에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8월 4일 기준 레딧의 주가는 201.76달러, 시가총액 372억 달러(약 51조 원)으로 6배 이상 성장했다.
상장 직전 레딧은 자사 커뮤니티 데이터를 구글 AI의 학습용 데이터로 제공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구글 AI '제미나이'는 현재 AI 기반 스마트 검색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검색 엔진 서비스의 파트너였던 레딧이 불과 1년 반 만에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겨루는 '라이벌'로 바뀐 셈이다.
구글은 영미권 검색 엔진 시장에서 부동의 '1황'으로 꼽힌다. 인터넷 트래픽 분석 플랫폼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기준 세계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 89.74%를 차지했다. 2위 마이크로소프 '빙'은 3.97%로 20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미국 시장으로 한정해도 구글의 점유율은 87.4%, 빙은 7.31% 수준이다.
미국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 셈러쉬(SEMRUSH)가 공개한 2025년 6월 기준 미국 웹사이트 방문수 순위를 살펴보면 레딧은 구글과 유튜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구글이 웹 브라우저의 기본 사이트로 지정된 경우가 많다는 점, 소셜 미디어 분야 1위 페이스북, 전자상거래 분야 1위인 아마존보다도 높은 순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협적인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
기존의 AI 기반 검색 엔진들 대비 '보다 인간적'이라는 점 또한 레딧만의 강점이다. 레딧은 누구나 특정 주제의 커뮤니티 '서브레딧'을 개설하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관련 뉴스와 정보를 공유하는 유형의 커뮤니티다. 자연히 특정 분야에 전문가에 준하는 지식을 갖춘 마니아들이 보다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허프먼 레딧 대표는 "모든 인간의 대화가 AI로 인해 대채되진 않을 것이며 오히려 인간만의 지식과 대화가 중요해지는 시대"라며 "인간의 지식에 의존하는 자동화 세계에서 레딧은 가장 중요하고 진정성 있는 원천 데이터 공급자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