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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공습, 세아베스틸 '각성'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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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공습, 세아베스틸 '각성' 요구

수직구조 완성의 현대제철 대응해 포스코 벤치마킹 필요 지적도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 기자] 내년 현대제철의 특수강시장 진입으로 세아베스틸의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주력제품중 하나인 특수강봉강은 자동차, 기계, 조선 등에 사용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국내 생산량이 국내 소비량의 80% 내외 수준인 공급부족 상태이다. 시장규모가 2010년 대에 들어 자동차 중심으로 계속 늘어나면서 생산 및 수입량이 동반 증가추세이다. 세아그룹은 공급부족 상태이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특수강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수성해 오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다.

특히 탄소합금강 부문에서 주력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의 시장점유율은 45%로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 현대제철이라는 복병이 등장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2월 동부특수강 지분 100%를 인수했고, 사명을 현대종합특수강으로 변경했다. 현대제철은 2016년 2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100만톤 규모(봉강 60만톤, 선재 40만톤)의 특수강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당진 특수강 공장 공정률은 98%를 넘겼으며, 오는 11월 경 완공 예정이다. 2018년에는 150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세아베스틸에 있어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진 특수강공장->현대종합특수강->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공급체제의 완성 때문이다. 세아베스틸은 전체 판매량의 50% 내외가 자동차용으로 납품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는 세아베스틸의 주요 거래처 중 하나였지만 현대제철의 특수강시장 진입으로 이를 잃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또 현대그룹 내에서 자체적인 특수강 연구개발이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세아베스틸에게는 위협요소다.

현대제철 당진 특수강 공장 신규설비의 상업생산이 2016년으로 예정돼 있고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의 특수강 사업 특성상 안정화 단계에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내 특수강 시장의 수급 및 경쟁구도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세아베스틸의 대응방안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8일 당진 특수강공장 기공식을 거행했다. 오는 11월이면 연산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공장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8일 당진 특수강공장 기공식을 거행했다. 오는 11월이면 연산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공장이 준공될 예정이다.

세아베스틸은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공습에도 인수 등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공격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올해 3월 포스코특수강 주식 54.8%를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세아창원특수강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로써 세아베스틸은 전 포스코특수강의 특수강 시장 내에서의 우수한 시장지위 및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특시 스테인리스강 및 공구강 부문에서 사업기반이 우수한 전 포스코특수강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특수강시장 지배력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사업경쟁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 선재 및 봉강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70%에 이른다.

또 세아특수강은 현대제철의 특수강 시장 진입에 대응해 해외 완성차기업 수요처 확보를 통한 수출비중 확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부서 인력을 늘리는 한편, 경쟁이 심한 저단가 범용재보다는 유럽, 미주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용 강재와 고급 자동차용 부품 등 고단가 제품의 판매량을 늘릴 방침이다. 아시아권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천진에 신규공장을 설립하고 최근에는 태국 현지법인 설립을 완료하는 등 해외 사업기반 강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아베스틸이 포스코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현대제철의 차강판 시장 진입으로 현대기아차향 공급량이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글로벌 자동차사와의 거래를 집중적으로 늘리며 안정적인 판매처 구축에 성공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특수강 시장에서 양사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며 "현대제철은 수직구조의 힘으로 현대차그룹 안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므로 세아베스틸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포스코가 해외로 눈을 돌리며 현대제철의 차강판 시장공습을 피해간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