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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국내 완성차 업계, 12년 만에 글로벌 빅5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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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국내 완성차 업계, 12년 만에 글로벌 빅5 물러나

배에 선적되는 차량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배에 선적되는 차량 모습.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올해 1~7월 국내 완성차 업계의 누적 자동차 생산량이 인도에 추월당해 세계 6위로 물러났다. 설상가상, 업계의 대표 격인 현대차는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또한 해외공장 생산물량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 생산을 넘어섰다. 국내 자동차 산업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12년 만에 물러난 글로벌 빅5, 인도에 처음으로 역전 당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1~7월 국내 누적 자동차 생산량이 255만1937대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위 중국(1482만7516대), 2위 미국(708만3611대), 3위 일본(530만1366대), 4위 독일(362만8086대), 5위는 인도(257만5311대)가 차지했다.

인도는 우리나라를 2만여대 앞질렀다. 우리나라가 인도에 역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까지 글로벌 빅5를 유지하다가 2002년 처음으로 중국에 밀려 6위로 주저 앉았다. 이후 2005년 프랑스를 제치고 5위 자리를 지난해까지 유지했다.
현재의 6위 자리도 위태롭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생산량 7위 멕시코의 추격이 매섭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지난해 3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내수시장의 경우 매년 1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중남미의 최대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0년까지는 500만대에 달하는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우리나라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 파업 등에 발목 잡힌 국내 완성차 업계

현재 국내 업계는 인도에 빼앗긴 5위 자리를 재탈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파업 등에 발목이 잡혀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6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진행했다. 이는 12년 만으로 현대차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이 중단됐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총 20차례에 달하는 파업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파업으로 차량 11만4000대가 생산되지 못해 총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생산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사측은 추산했다.
아직 올해 임금협상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 임에도 생산차질액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종전 최대치는 2012년의 약 1조7000억원이다.

파업 등으로 현대차의 올해 목표실적 달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올해 현대차의 판매목표는 501만대. 일각에선 지난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로 판매절벽을 경험하고 있는 와중에 파업까지 겹쳐 목표달성이 요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다른 나라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5위 자리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신흥국의 급성장으로 올해 7월까지의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다. 노사가 앞장서서 국가경제의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며 “국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출회복 전선에 동참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완성차 업계, ‘코리아 탈출’ 가속화…협력업체 위기 고조

휴대폰에 이어 자동차 역시 ‘코리아 탈출’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공장 생산량이 국내공장 생산량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것.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현대·기아·한국지엠·쌍용·르노삼성·대우버스·타타대우 등 7개사의 국내 생산량은 277만3067대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 해외공장의 생산량은 291만6840대로 국내 업계 총 생산량 보다 14만3773대 많다.

해외 생산량이 국내를 넘어선 것은 현대·기아차가 주요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 인도, 유럽 등에 현지 공장을 잇달아 건설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내수시장이 높고 상대적으로 고임금에 해당해 새 공장을 지을만한 요인이 부족하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년간 해외에 11개의 공장을 건설했다. 반면 국내에선 1996년 아산공장을 지은 이후 신설된 공장은 없다.

완성차 업계의 코리아 탈출로 협력업체가 느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량이 줄어들면 부품 등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일거리도 줄어든다. 이는 종업원 감원 등으로 이어져 경기침체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생산량이 감소해 납품물량이 줄어들어 피해가 막심하다”며 “앞으로 해외생산 물량과 국내의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되면 우리가 받을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