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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LG 인사] LG전자, H&A 신상 집중… 인사 방향타 ‘세탁기→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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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LG 인사] LG전자, H&A 신상 집중… 인사 방향타 ‘세탁기→시그니처’

LG전자의 77형 시그니처 올레드 TV W.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의 77형 시그니처 올레드 TV W.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일반적으로 재계의 인사 원칙은 신상필벌이다. 그러나 LG전자의 올해 인사 방향타는 ‘신상’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호실적에 따른 승진인사가 점쳐진다는 것.

특히 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을 담당하는 H&A사업부에 ‘승진파티’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인사 키워드가 ‘세탁기’였다면 올해는 ‘시그니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LG전자에 따르면 H&A사업부는 올해 3분기 매출액 4조9844억원, 영업이익 42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4%, 영업이익은 26.1% 증가한 것이다. 역대 3분기 중 가장 높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다.

‘미스터 세탁기’, ‘고졸신화’ 등의 수식어로 대표되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지휘 아래 H&A사업부는 LG전자의 연간 최대 영업이익 경신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H&A사업부의 키는 송대현 사장과 김근태 전무가 쥐고 있다. 1960년생인 김근태 전무는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이 유력하다는 것이 LG전자 안팎의 관측이다.

아울러 LG전자는 최근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그니처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의 대표적인 시그니처 제품은 ▲올레드 TV W ▲냉장고 ▲세탁기 등이다.

LG전자는 HE사업부와 H&A사업부에서 시그니처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임원에게 승진을 통해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부에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VC사업부의 수장은 이우종 사장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00년 LG CNS에 영입된 뒤 LG그룹 전반에 관한 부품산업의 밑그림을 그려온 인물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전장산업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LG전자는 VC사업부의 역량확대를 위해 외부수혈을 통해 이 사장을 보좌할 ‘전략가’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G전자 대표이사 시절 전장사업을 챙기기에 분주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자리를 옮긴 이후 VC사업부는 다소 침체기를 겪었다. 외부인사 수혈은 LG전자가 VC사업부에 다시 집중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반면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MC사업부는 ‘필벌’을 토대로 한 인사를 점치고 있다. MC사업부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액이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4분기 1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2조원이 넘는다.

일각에선 ‘가전에서 벌은 수익을 스마트폰에서 까먹는다’는 말도 나온다. 올해 3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5160억원이다. MC사업부의 영업손실을 제외하면 8913억원이다. ‘스마트폰 철수론’이 거론되는 이유다.

하지만 LG전자는 MC사업부가 내년부터 실적호조를 보일 것으로 자신했다. 약점으로 꼽히는 브랜드 파워를 보강하기 위해 마케팅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실적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의 우려 섞인 시각과 달리 MC사업부는 선전하고 있다. MC사업부는 조준호 사장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판매부진 등의 이유로 유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LG전자는 그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줬다. 조 사장도 기대에 부응해 G6와 V30의 판매호조를 이끌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현 체제가 잘 유지되고 있는 만큼 실적 상승에 공헌한 인물들에 대해 대대적인 승진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지난해 발표된 ‘1인 CEO 체제 전환’과 같은 파격인사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