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그는 확실한 경영실적을 냈다. 그의 취임 이후 포스코는 대내외 각종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 686억 원을 내는 등 8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원 대를 넘기는 성과를 냈다. 포스코는 최 회장의 취임 첫해인 지난해 7년 만에 연결기준 연간 5조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최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100대 개혁과제’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2차전지 사업’을 그룹 미래 먹거리로 선언하고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음극재·양극재를 생산하던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합병해 포스코케미칼을 설립했으며, 2030년까지 글로벌 점유율 20%, 매출액 17조 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경영지표에서 뚜렷한 개선을 이뤄낸 만큼 최 회장은 취임 초부터 강조한 '기업 시민'의 역할에 매진할 생각이다. 취임초부터 강조해온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하기 위한 '위드 포스코(With POSCO)' 실현을 위한 작업에 더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 25일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하면서 한 발언에서 읽을 수 있다.
기업시민헌장은 포스코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전 설명회와 토론회, 설문조사를 거친 의견수렴과 이사회, 기업시민위원회, 외부 전문가의 자문과 토론의 과정을 거쳐 제정됐다.
최 회장은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경제적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올바른 길"이라면서 "기업시민헌장이 구성원들의 모든 의사결정과 일하는 방식에 준거가 돼 경영, 사회, 사람 등 기업활동 전반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공생의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자"고 말했다.
풀어야할 과제도 있다. 환경과 안전이다. 당장 포항 제철소와 광양 제철소의 고로(용광로) 브리더(안전 밸브) 사용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제철소들이 있는 지역자치단체는 브리더 사용이 현행법(대기환경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포스코에 조업중지를 통보했다.현재로선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게 철강업계의 중론이다.지자체와 환경단체들이 현실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포스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사안이다.
최초의 비엔지니어출신으로 포스코를 이끈 최 회장이 광폭 소통경영으로 난관을 뚫고 사회적 기업,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에 철강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