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영 완성차 1위 지리차, 명신 손잡고 1.5t 전기트럭 생산나서
지리차 계열 볼보·폴스타 신차 출시, 르삼 공장서 신형 전기차 개발
전기 버스 시장은 이미 중국산이 점령, 지난해 점유율 31.4% 달해
지리차 계열 볼보·폴스타 신차 출시, 르삼 공장서 신형 전기차 개발
전기 버스 시장은 이미 중국산이 점령, 지난해 점유율 31.4% 달해

이에 앞서 지리차는 지난 2010년 인수한 볼보를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5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볼보의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 등 2000여대가 모두 완판 됐으며, 전기차전문브랜드 폴스타도 지난 1월 사전예약에서 일주일만에 4000대를 돌파한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지리차가 승용 부문에서는 볼보·폴스타, 상용 부문에서는 지리 브랜드를 활용해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메이커들이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 사이 중국 지리차가 되레 안방 공격에 나선 것이다.
지리차, 내년 1.5t 싱샹 출시 예정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리차는 최근 중국 항저우 본사에서 국내 자동차부품기업인 명신그룹과 전기차 합작 개발·제조·판매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중국에서 공개될 예정인 전기트럭 '싱샹'을 베이스로 한국형 전기트럭 모델을 개발해 내년 상반기 중에 군산공장에서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전기상용차 시장에 중국 지리차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지리차가 다음 달 중국에서 공개되는 소형 전기트럭 싱샹을 한국 시장 공략의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싱샹은 1회 충전으로 25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경쟁모델이 될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이나 기아 봉고3 전기차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조금 더 길다.

양사는 싱샹을 기본베이스로 삼아 내년 상반기 중 한국형 모델을 개발한 후 연 4000대 이상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싱샹 초도 판매량에 따라 생산물량을 추가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8톤 규모의 전기트럭과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전기픽업트럭도 한국형으로 개발해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지리차와 명신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상용차만 3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3년 안에 국내 전기상용차 시장 점유율을 40%대까지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글로벌메이커에 근접한 수준까지 품질을 끌어올렸으며, 전기차 제조분야의 경우 국내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면서 "낮은 제조원가를 감안하면 가격 및 실용성이 중요한 상용차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볼보·폴스타로 승용차 시장도 노려
지리차는 전기상용차 시장 진입에 앞서 이미 승용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볼보와 전기차브랜드 폴스타를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지리차는 지난 2010년 볼보를 인수했으며, 함께 전기차브랜드 폴스타를 선보였다.
볼보는 지난 15일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 등을 동시에 공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순수전기차 '폴스타2'를 공개했다. 두 회사가 공개한 3대의 순수전기차는 공개와 동시에 각각 2000대와 4000대가 사전예약으로만 완판 되면서 단숨에 업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볼보와 폴스타가 단숨에 전기차 시장의 터줏대감인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대표모델인 모델3를 8898대 판매했는데, 볼보와 폴스타가 사전예약만으로 테슬라 모델3의 연간판매량 수준을 기록해서다.

여기에 지리차는 오는 2024년 르노그룹과 함께 새로운 친환경 차량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형 친환경차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지만, 차량의 베이스가 되는 플랫폼은 볼보가 제공한다.
한 수입차딜러업체 임원은 "볼보와 폴스타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소비자들은 북유럽 브랜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브랜드메이킹이 잘된 영향도 크지만,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이미 국내 완성차메이커 수준에 근접해 있어 국내 완성차업체들 뿐 아니라 수입차브랜드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버스 시장은 이미 중국産 천하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이미 중국 업체들의 천하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버스는 2838대인데, 이중 중국산 버스는 890대(31.4%)다.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방식까지 포함하면 이미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50% 이상일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이처럼 국내 버스시장을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 때문이다. 국산 완성차업체들이 제조한 전기버스의 경우 대당 3억원 이상인 데 반해 중국산 전기버스는 2억원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전기버스 보조금(대형 기준 7000만원)까지 포함하면 버스업체 입장에서는 1억원대 초반에 전기버스를 구매할 수 있어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 역시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공세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친환경 상용차 라인업을 17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트럭은 6종, 버스는 11종으로 늘려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스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 버스업체 임원은 "중국산 전기버스가 가격도 저렴하지만, 국내산 대비 딱히 부족한 부분도 없다"면서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버스업체로서는 가격이 합리적인 중국산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