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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체 선점한 ‘전기차 충전사업’에, 사모펀드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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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체 선점한 ‘전기차 충전사업’에, 사모펀드도 도전

프리시던스, 전기차 충전사업 규모 5년 내 최소 392억달러로 급증
SK는 세계 2위 시그넷EV 인수...GS는 국내 1위 지커넥트 인수합병
롯데그룹도 중앙제어 인수, 롯데마트 주축으로 충전사업 확대 나서
사모펀드들도 충전사업 관심...스틱인베스트, 중앙제어에 2대주주로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0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10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 사진=현대차그룹
전기차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전기차 충전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이미 전기차 충전사업(이하 충전사업) 시장에 한발 앞서 진출한 가운데, 최근에는 중견기업들과 사모펀드들까지 충전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모펀드들이 충전사업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가 전기버스 충전기 제조사인 모던텍에 147억원의 규모의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으며,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도 중앙제어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프리시던스리서치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충전사업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까지 최소 392억달러(한화 40조55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전기차 총판매액도 8000억달러(한화 986조2400억원)에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업체들, 한발 앞서 진출


'전기차' 등장 이후, 충전사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기업들도 시장 선점에 나섰다. 전기차 등장에 가장 민감해 했던 정유사들이 한발 앞서 충전사업에 나섰다.

가장 먼저 충전 사업에 나선 곳은 SK그룹이다. SK㈜는 계열사인 SK네트웍스를 통해 현대차와 손을 잡고 충전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8월에는 전 세계 2위의 전기차 급속 충전업체인 시그넷EV 지분 55.5%를 2930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 설립된 시그넷EV는 미국 초고속 충전기 시장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SK그룹은 이후 SK에너지와 SKE&S, SK이노베이션 등 에너지 관련 계열사들과 함께 시그넷EV를 주축으로 삼아 충전사업에 나섰다. 특히 SKE&S는 국내 최대 주차 솔루션 업체인 파킹클라우드의 지분 47.13%를 1800억원에 사들이며 인프라 구축에 한손을 거들었다.

GS그룹은 주력계열사인 GS칼텍스를 통해 충전사업에 나섰다. GS칼텍스는 2019년부터 전국에 보유 중인 주유소·LPG충전소에서 충전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기아와 함께 LG전자, 소프트베리 등을 우군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7월 지엔텔과 합작해 설립한 '지커텍트'의 충전사업 부문을 모두 인수하기도 했다. 지커넥트는 전국에서 8000여곳이 넘는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 2020년부터 충전기 제조업체인 차지인과 도심권 주유소에 100kW급 이상의 충전기 설치에 나선 상태다.

석유화학분야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줬던 롯데그룹도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충전업체인 중앙제어를 인수했다. 100개 이상의 점포를 가진 롯데마트에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케미칼을 주력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모펀드들도 공격적 투자 나서


사모펀드 업체들도 충전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일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가 전기차 충전사업을 위해 전기버스용 충전기 1위 제조업체인 모던텍의 전환우선주(CPS·우선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 147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모던텍은 국내 시내버스 운영사를 대상으로 전기버스용 충전기를 제조하고 있다.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은 충전사업의 핵심인 스마트그리드·전력제어 기술을 보유한 중앙제어에 4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9%를 확보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중앙제어는 지난해 11월 롯데그룹에 인수됐다.

계열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역시 지난해 6월 휴맥스와 함께 대영채비 지분 20%를 받고 600억원을 투자했다.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리포트를 통해 "전기차 충전소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면서 "친환경에 대한 세계 각국의 부양책으로 인해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많큼 충전사업 시장 규모도 급격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