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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환경 '시계제로'에 1000兆 투자계획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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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환경 '시계제로'에 1000兆 투자계획 '흔들'

원자재값·환율 상승 등 경영여건 악화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 전격 보류
대기업 10곳 중 3곳 하반기 투자 축소
지난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이 윤 대통령이 앞을 지나가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이 윤 대통령이 앞을 지나가자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00조원대 중장기 투자계획을 공개하며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준비하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두 달도 안 돼 '신중모드'로 전환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원자재값 상승과 원·달러 환율 급등, 금리 인상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자 투자계획 집행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다. 급기야 SK하이닉스는 청주공장 증설을 미루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글로벌이코노믹이 국내 주요 11개 그룹사들을 대상으로 지난 5월 공개한 중장기 투자계획에 대해 문의한 결과, SK·롯데 등 6개 그룹이 투자집행 여부를 놓고 재검토에 착수했거나 현재의 경영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현대자동차 등 5개 그룹은 투자계획 수립 과정에서 이미 현재의 경영 악재들을 충분히 반영한 만큼 당초 예정대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그룹들이 중장기 투자계획의 집행 여부를 놓고 신중 모드에 돌입한 것은 거의 모든 경제·경영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실질 가계소득이 줄어 소비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환율과 원자재 값 급등으로 제조비용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제주도에서 개막한 제주포럼에서 "작년에 세웠던 투자 계획은 당연히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재료 부문이 너무 많이 올라 원래 투자대로 그대로 밀기에는 계획이 잘 안 맞는다"고 말했다.

아예 투자계획 자체를 축소하는 곳들도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지난달 30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100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28%가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투자 규모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공장의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역시 내림세를 보여 결국 신규 공장 증설을 보류한 것이란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하려던 배터리공장 신설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투자비용이 급증하면서 투자 시점 및 규모, 내용 등에 대해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