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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 선언한 독일, K-방산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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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 선언한 독일, K-방산 기회로

글로벌 방산업체 보유에도 자국 수요 대응도 어려워
안보위기감 높아진 동유럽 국가들, K-방산에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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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군사강국으로 군림했던 독일이 2차대전 이후 다시 재무장에 나선다. 1000억유로(약 133조원)의 예산을 국방비로 배정하며 높아진 안보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재무장이 과거처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주변국들이 독일의 약속을 믿고 보유 중이던 무기들을 일부 우크라이나로 지원했는데, 정작 독일이 당초 약속했던 방산무기들을 공급해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에 독일로부터 방산무기를 공급받는 것을 믿고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전차들을 지원해준 폴란드 등이 오히려 우리나라 방산업체들과 공급기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K-방산이 글로벌 도약에 나서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글로벌 방산업계에 따르면 재무장에 나선 독일이 자국 무장에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는 지난 4월 "폴란드 정부가 독일 대신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보내주면 폴란드의 전력 공백을 독일 전차로 채워주겠다"고 밝혔지만 폴란드가 우리나라와 최대 20조원대 이상의 대규모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독일은 2차대전 이후 자국의 방산 부문에 대해 지출을 자제해왔다. 1·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원전 때문이다. 이에 독일은 국내총생산 대비 국방비 지출 규모가 고작 1%에 불과했다. 실제 독일 연구기관인 Ifo은 보고서를 통해 독일군이 보유한 전차가 지난 30여년간 6779대에서 806대로 감소했으며,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도 1337대에서 345대로 줄었다고 밝혔다.

퇴임한 메르켈 총리가 독일군 현대화를 위해 국방예산 1000억유로를 배정했지만, 이미 무너진 독일군의 위상을 되살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독일은 유럽 뿐 아니라 글로벌 방산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군사 강국이다. 전차와 장갑차를 제조하는 라인메탈을 포함해 군용 통신장비의 강자 '로데슈바르즈', 폭스바겐 산하의 상용브랜드들에서 만들어지는 군용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해당기업들은 현재 공장을 열심이 운영해도 독일군이 필요로 하는 장비들을 시간 내에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연히 독일 정부가 공언했던 주변국 지원무기들을 생산할 여유가 없다. 실제로 독일 정부는 폴란드와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에 약속했던 전차 공급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나라 방산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군사강국에 버금가는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추고 있고, 실전에서 사용 중인 신뢰성 높은 무기들을 생산하고 있어 전력공백이 생긴 유럽 국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 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국 안보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산시장의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독일의 방산업체들이 자국 내 수요 증가로 인해 수출시장에 관심을 줄이면서 반대로 국내 방산업체들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