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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35년까지 핵잠수함 11척·SLBM 132발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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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35년까지 핵잠수함 11척·SLBM 132발 배치

중국 기술지원으로 해상 핵전력 구축, 황해·동해 해상보루 전략으로 미국 본토 타격 비행시간 단축 노려
2023년 9월8일 북한의 새로운 전술 핵 공격 잠수함 '김은옥 영웅함' 진수식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9월8일 북한의 새로운 전술 핵 공격 잠수함 '김은옥 영웅함' 진수식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드나잇 해머 작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 핵잠수함 기반의 해상 보루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포크타임스는 북한이 지상 기반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식 해상 보루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12일간 공중 폭격과 특수작전으로 이란 방공망이 무너지면서, 15년간 개발한 GBU-57 대형 관통탄(MOP)을 동원해 300피트( 약 100m) 깊이까지 도달해 이란 핵시설을 파괴하는 트럼프의 작전이 가능해졌다. 테헤란은 평양의 동맹국이며, 북한 역시 수백 개의 지하 벙커에 의존하고 있어 비슷한 위협에 노출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6일 신형 중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공개하는 등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해상 기반 '2차 핵공격' 능력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지하 벙커에 의존하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해상에서 보호되는 핵전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중국식 해상 보루 전략 도입


북한의 해상 보루 전략은 1950년대 소련 해군 제독 세르게이 고르시코프가 개발한 전략을 중국이 변형한 모델을 따르고 있다. 해상 보루 전략은 핵잠수함을 유리한 지형의 해역에 배치하고 수상함과 지상 기지로 보호해 적의 공격을 막으면서 핵 보복 능력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1960년대 후반부터 하이난섬 인근 심해를 활용한 핵탄도미사일 잠수함(SSBN) 보루 구축에 나섰으며, 현재 파라셀 제도 내 20개 이상의 섬기지와 난사군도 3개의 대형기지를 통해 2중 방어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중국이 2035년까지 최대 11척의 SSBN을 보유해 132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SSBN 1척당 12발의 SLBM을 탑재한다는 가정에 기반한 수치다.

중국의 대북 지원은 2011415일 평양 열병식에서 본격 공개됐다. 당시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CASIC)가 설계한 16륜 수송기-이렉터-발사대(TEL)가 운반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형이 등장했으며, 이는 지난해 1031일 세계 최대 규모인 22TEL에 탑재된 고체연료 이동식 ICBM '화성-19' 발사로 절정에 이르렀다.

북한이 핵무장을 거부하지 않는 핵심 이유는 지난 20년간 미국과 동맹국들이 막지 못한 중국과 러시아의 일관된 핵무기·미사일 기술 지원이었다. 그 결과 북한은 액체연료와 고체연료 ICBM, 중장거리 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전술 핵무장 무인 잠수함을 차례로 구축했다.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에는 과거 구소련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은 일본 무역회사를 통해 비가동 구소련 '골프-II' SSK를 최대 12척까지 획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최초의 대형 비핵 미사일 잠수함(SSK)을 진수했다. SSK의 직경은 약 22피트로, 중국산 033형 디젤 전기 공격 잠수함을 10발 수직 발사 미사일 개량형으로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6000t급 핵잠수함과 5000t급 구축함 건조


북한의 해상 보루 구축 의지는 핵잠수함 건조 계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8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소에서 '핵 추진 전략 유도 미사일 잠수함'이라고 묘사한 대형 원통형 선체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잠수함 전문가 H.I. 서튼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 잠수함의 직경을 12.5m(41피트)로 추정했으며, 한국 한양대학교 문근식 교수는 이 핵미사일 잠수함의 배수량을 6000~7000t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1세대 092형 SSBN(8000t)이나 소련의 1세대 프로젝트 667 '얀기' SSBN(7000~9000t)과 비슷한 규모다.

북한은 SSBN 보호를 위해 5000t급 구축함도 건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조선소를 방문해 거의 완성된 구축함을 공개했으며, 이 함정은 올해 425일 기념식에서 '최현'이라는 이름으로 취역했다. 이 구축함은 10기의 대형 수직발사 탄도미사일과 98기의 각종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으며, 첨단 능동 전자 스캔 어레이 레이더와 전자전 방어체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425일 연설에서 "물론 내년에도 5000t급 전투함을 건조할 것"이라면서 "대형 순양함과 작전 능력이 더 높은 다양한 호위함을 가능한 한 빨리 건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521일 두 번째 구축함 진수식에서는 함이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한의 해상 보루는 중국에게도 전략상 이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얕은 황해의 북한 보루는 중국 북부함대 잠수함이 동중국해 깊은 해역으로 탈출할 때 은신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북한 동북쪽 해안의 보루는 1만 피트 이상 수심에 접근이 가능해 중국과 북한 SSBN이 미국 목표물 공격 시 비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