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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계절 맞은 재계, 올해 국감에는 기업인 누가 불려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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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계절 맞은 재계, 올해 국감에는 기업인 누가 불려가나

기업총수 대신 대표 및 실무자급, 국감증인에 대거 채택
금융·IT업계 CEO들도 국감장 단골…정책 국감 집중해야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관석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관석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 시즌이 도래하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들이 올해에도 재계 인사들을 올해 국감에서는 몇 명의 기업인이 불려갈지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현재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에도 기업인들이 대거 국감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국회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다음달 4일부터 열리는 2022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상임위들은 각자 기업인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감시즌에 증인 혹은 참고인으로 국회에 불려나갈 재계 및 기업인들이 누구일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는 각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을 직접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고민했다.

산자위 소속 의원들은 그러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과 3高(고환율·고금리·고유가) 상황을 고려해 논의 끝에 총수가 아닌 '실무자'들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및 세탁기 불량 조치 과정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미국 정부가 시행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관련 국내 자동차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질문하기 위해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포스코의 경우 정탁 사장이 포항제철소 침수 대응 관련 질의를 받기 위한 증인으로 선택됐다. 다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태풍 힌남노 관련 질의를 위해 참고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9년 만에 국감 증인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자위와 국토위에서 모두 국감 증인 후보로 정 부회장을 거론한 탓이다. 정 부회장의 신세계그룹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광주에 짓기로 결정했는데, 최근에는 전남 순천에서도 스타필드 유치에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환노위에서도 스타벅스 증정품 발암물질 유출 논란과 관련 정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할 기세다. 다만 산자위가 총수가 아닌 실무자급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한 만큼 정 부회장 대신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출석할 가능성도 높다.
국내 주요 IT기업 대표들도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오를 예정이다.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최수진 대표,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이승건 토스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IT 관련 기업인들은 플랫폼 사업 관련 증인을 채택됐다.

금융권에서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장은행의 대표들이 모두 정무위원회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가 다음달 4일 시작되는 2022 국정감사와 관련 기업인들에 대한 증인·참고인 채택에 나섰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순. 사진=각사 취합이미지 확대보기
27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가 다음달 4일 시작되는 2022 국정감사와 관련 기업인들에 대한 증인·참고인 채택에 나섰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순. 사진=각사 취합


이밖에도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는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가 원·하청 임금구조 개선 문제와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다.

또한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은 올해 국토위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재계에서는 국회의 증인 신청에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고환율·고유가·고금리 등 '3高'로 인해 경영에 집중해도 부족할 시간에 총수들과 임원들이 국감 준비까지 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 과정에서 기업인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도 논란거리다. 국민의힘 집계 결과, 17대 국회에서 기업인 증인 채택은 연평균 52명이었지만, 18대 국회에서는 77명, 19대 국회에서는 125명에 달했고, 20대 국회에서는 159명까지 늘어났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 시즌이 될 때마다 불려나오는 기업총수들 및 경영인들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기업인 망신주기가 아닌 정책국감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수산위)는 싱하이민 주한 중국대사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증인을 채택해 논란이 일었다. 농수산위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입장을 질의하기 위해 증인을 채택했다고 밝혔지만, 각국의 대사들을 증인으로 채택한 사례가 없었고, 외교관례를 무시한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법사위원회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최재해 감사원장 등 무려 36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인 김혜경씨 등에 대한 증인·참고인 채택에서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