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잔잔한 미담이 최근 미국의 일부 언론에 소개됐다. 이 기사는 철강기업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마치 반(反)환경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최근의 시기와 맞물려 모범적인 친환경 기업 활동 사례로 재인식되고 있다. <편집자 주>
US스틸 어빈 사업장의 관리자 돈 저먼은 날개를 다친 대머리 독수리에게 다른 새의 날개를 이식한다는 개념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 임핑(Imping)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돈 저먼은 지난 6월 웨스트 미플린에 있는 제철소 부지 인근에서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날지 못하는 어린 대머리 독수리를 발견해 구조하면서 임핑이라는 생소한 내용을 알게 되었다.
이 공장의 철강 근로자들은 다친 독수리의 이름을 짓기 위해 제2차 세계 대전의 상징인 '리벳공 로지'를 기리자는 뜻으로 '로지'라고 명명했다.
'로지'는 검사와 초기 치료를 위해 베로나에 있는 피츠버그의 휴먼 애니멀 구조대로 옮겨졌다. 수의사들은 '로지' 독수리가 떨어질 때 상당한 수의 비행 깃털과 꼬리부문의 깃털이 부러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다친 맹금류들을 전문적으로 돌보는 크로포드 카운티의 타마락 야생동물 센터로 옮겼다.
타마락을 운영하는 인물은 야생동물 재활사 면허를 가진 캐롤 홀그렌이다. 그는 "매사냥꾼들은 수년간 새의 깃털, 특히 비행에 필수적인 깃털을 대체하기 위해 임핑 기술을 사용해 왔다"며 임핑에 대해 설명했다.
임핑(Imping)은 새의 깨진 깃털을 동일한 동물의 다른 깃털로 대체하는 관행을 말한다. 새들이 매년 그들의 깃털을 털어버리는 동안, ‘로지’는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날게 하고 야생에서 살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로지’는 10개의 1차 비행 깃털 중 9개를 날개 한쪽에서 잃었고, 2차 비행 깃털과 꼬리 깃털을 모두 잃은 상태였다.
야생동물 재활사인 홀그렌은 1년에 약 6~10마리의 새들에게 깃털을 심어주며, 보통 두 마리의 깃털을 대체해왔던 인물이다. 그는 다친 새들에게 깃털의 날개 전체를 교체하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센터에 입원한 부상당하거나 아픈 대머리 독수리들 중 3분의 1 정도는 심각한 납 중독에 감염되어 있다고 밝힌다. 이 독수리들은 납 탄환이 든 동물의 사체를 먹음으로써 감염된 것이다.
2017년 키스키 강가에서 발견된 납 중독으로 사망한 대머리 독수리 중에서 펜실베니아 게임위원회가 사냥꾼들에게 납이 들어있지 않은 탄환을 자발적으로 사용하거나, 특히 동물의 유해를 덮도록 요청하는 등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런 독수리들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독수리는 연방국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타마락야생동물센터 조차도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과 주 게임 위원회로부터 죽은 새의 깃털을 사용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야 했다.
보통 타마락은 종교적인 목적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분배하기 위해 털갈이 된 깃털과 죽은 독수리를 국립 독수리 저장소로 보내왔지만 이번에는 ‘로지’를 살리기 위해 깃털을 수집해야 했다.
그런데 바로 이 깃털이 이번에 다친 ‘로지’의 날개와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홀그렌은 밝혔다. 죽은 독수리는 ‘로지’와 나이가 비슷했다.
홀그렌은 각 기본 깃털에 부여된 번호를 확인하면서 새 깃털의 길이가 올바른지 확인했다. 그 절차는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홀그렌은 작은 나무 버팀대로 깃털을 축에 삽입하고 에폭시 접착제를 사용하여 날개를 고정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임핑 고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로지’가 받은 선물, 즉 날 수 있는 날개를 붙인 날 모두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로지’는 내내 모자를 쓰고 침착했다. 돈 저먼을 비롯한 US스틸의 관계자들이 ‘로지’가 새장으로 돌아왔을 때, ‘로지’는 기존에 머물던 3피트 높이의 독수리 횃대를 6피트 위로 올려 앉을 수 있었다.
이후로 ‘로지’는 6피트 횃대로 아름답게 날아올랐고 다음 날은 20피트 높이의 횃대에 도달했다. 그리고 ‘로지’는 드디어 100피트짜리 새장의 높이를 날게 되었다.
독수리는 매년 모든 비행 깃털을 교체하는 습관을 가진다. 때문에, 새로운 깃털이 자라면서 ‘로지’의 이식된 깃털도 자라고 있었다. 이미 ‘로지’의 손상된 꼬리 깃털 중 일부는 다시 완벽하게 자라났다.
홀그렌에 의하면 ‘로지’는 여전히 몇 개의 깃털을 더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로지’는 홀그렌의 보살핌을 잘 받은 덕택에 자신의 음식 공급원을 인식하고, 비행 기술과 정확성을 얻었으며, 사회적 기술을 향상시키면서 정말 환상적인 일을 하게 되었다.
‘로지’는 이제 회복 중인 다른 대머리 독수리와 새장을 공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로지’는 이르면 11월에 야생으로 다시 방사될 수 있다고 전한다.
US스틸은 두 재활센터에 감사장과 함께 휴먼 애니멀 구조대(Humane Animal Rescue)에 3만 달러를, 테마락(Tamarack)에 2만 달러를 기부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US스틸의 사회공헌 활동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철강기업은 이산화탄소 과다 배출업체라는 인식을 떠안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야생 조류와 공존할 수 있도록 보호 조류의 생존을 보살피는 철강 기업의 친환경적인 사회공헌활동은 ‘기업도 시민이다’라는 책임의식을 잘 실천하는 모범적인 일이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