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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달리기 본질 찾은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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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달리기 본질 찾은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

스트레스 대폭 덜어낸 빠른 주행 질감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특징
XM3 E-테크 하이브리드.   사진=르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XM3 E-테크 하이브리드. 사진=르노코리아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내연기관 차.” 부산공장에서 찍어낸 뉴 XM3 E-테크 하이브리드 모델을 정의하는 문장이다. 전동화의 과도기에 뭘 살까 고민하던 이들에게 시원한 사이다가 되어줄 터다.

르노와 르노코리아의 자신감에 의구심은 많았다. 기존 XM3의 인기를 너무 믿는 건 아닌가, 유럽 취향이 국내에서도 먹힐 거라는 선입견 아닐까, 가격표 앞자리 숫자가 ‘2’에서 ‘3’으로 바뀔 만한 근거는 충분할까. E-테크 하이브리드의 가치를 찾는 것이 이번 행사의 과제가 됐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기자단을 초청해 부산 일대에서 XM3 E-테크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승 이벤트를 진행했다.

주차장에 세워진 서른 대의 뉴 XM3들은 얼핏 보기에 기존 모델과 닮아 보이기도, 달라 보이기도 했다. 익숙한 모습은 실루엣과 전반적인 인상이고 달라진 부분은 전면 범퍼에 프런트 윙처럼 보이는 큼직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이다.
측면부도 후면부도 달라졌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눈치채기 쉽지 않은 작은 변화다. 다만, 왠지 달라 보이는 이유는 이번 모델만을 위해 준비했다는 두 가지 특별한 색상 웨이브 블루와 일렉트릭 오렌지 때문이다.

내부 공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모양새가 같은 변속기 레버에 ‘B’라는 알파벳 하나가 더 추가된 것밖에 없다. 이 글자가 나타내는 의미는 제동이나 타력주행 시 에너지를 회수하는 기능을 나타낸다. 주로 아낌없이 전기 에너지를 모아야 하는 순수 전기차에서나 볼 수 있는 글자다.

이번 XM3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서술하기 복잡하지만, 이론적으로 이 하이브리드의 기술 경쟁력은 충분하다. F1에서 활약하던 르노 머신의 경험이 신뢰의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이미 유럽 각국에서 기록한 높은 판매 실적 덕분이다.

이 차는 가성비를 돌격대로 내세웠던 기존 XM3의 느낌만을 갖고 탄다면 적잖은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특히,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고속도로 제한 최고시속에 이르기까지가 매우 인상적이다.

XM3 E-테크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르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XM3 E-테크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르노코리아

각종 화면에 웰컴 사인이 들어와도 전기차를 흉내 내듯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다. 평소에 전기차를 자주 타보지 않았다면 출발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놀라는 순간은 가속페달을 처음으로 밟을 때다. 부르르 떨지 않고 미끄러져 나간다. 신호등 앞에서 잠시 멈췄다가 가도 스톱-스타트 기능 따위는 필요 없다. 모터가 내는 힘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하이브리드 전용(DHT) 변속기가 차를 가뿐하게 밀어준다. 힘을 가장 많이 쓰는 출발은 항상 배터리의 몫이다. 참고로 이 차는 F1 기술력이 담긴 6단 변속기가 탑재되며 4단이 엔진과 2단이 모터와 연동된다. 이 변속기를 통해 배터리 충전도 한다. 에너지의 흐름은 디지털 계기판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얼마 전 탔던 전기차도 이렇게 부드럽지 않았다. 욕심이 나서 가속페달을 꾹 밟아보면 또 한 번 놀란다. 의외로 시원스럽게 속도를 냈다. 뉴 XM3에는 1.6ℓ 가솔린 엔진 외에도 두 개의 모터, 1.2㎾h 배터리가 파워트레인으로 들어간다. 더 무거워졌지만, 거동은 기존 모델보다 가볍다. 이들이 함께 내는 힘은 146마력이다.

다이내믹하다기보다는 운전에 스트레스가 없다. B모드로 바꿔 달리면 회생제동을 느낄 수 있지만, 이질감이 들 정도로 거세게 잡아 붙들진 않는다. EV 모드에 충분한 활기를 불어넣고 있으니 이 또한 기분 좋은 감속이다.

회전 질감이나 제동 느낌도 덤으로 따라오는 의외의 선물이다. 추가 무게 덕분인지 안정감이 향상된 것 같고 이에 맞춘 듯 서라는 의도도 잘 알아듣는다.

다만, 고속 주행에서의 토크감에는 한계가 보이고 노면 소음은 여전하거나 조금 더 난다는 느낌이다. 싼값에도 보스 오디오 시스템까지 꾹꾹 채워넣었던 가성비는 이번 모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디테일이 살짝 생략된 느낌이랄까, 그래도 괜찮다고 위로할 수 있는 건 기본을 잘 지킨 상품성 때문이다. 운전의 기본을 아는 주인에게는 20km/L가 넘는 연비 효율성도 선사한다.


부산=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