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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한파 직격탄 맞은 SK하이닉스, 상반기 흑자전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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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한파 직격탄 맞은 SK하이닉스, 상반기 흑자전환 가능할까

수요 부진·가격 하락에 4분기 1.7조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
D램·낸드 등 '메모리 집중' 사업구조에 올해 적자폭 확대 우려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정문 신호기에 붉은 불이 켜져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정문 신호기에 붉은 불이 켜져 있다. 사진=뉴시스
SK하이닉스가 메모리한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결국 10년만에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70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1일 공시했다.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4분기 매출액도 7조6986억원으로 12조3766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38%가 감소했다.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44조6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가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7조66억원으로 전년 대비 43.5%가 감소했다. 영업적자로 전환된 4분기 실적이 반영된 탓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면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10년 만에 '조단위' 영업적자로 전환된 것은 메모리 반도체에 사업 비중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90%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로 쏠려 있다.

문제는 4분기 영업적자 전환이 바닥이 아니라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재고량이 1월 기준 최대 3~4개월치 공급물량이 쌓여있다면서 올해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손실이 총 50억달러(약 6조155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업계와 금융권에서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적자를 우려하는 이유다.

SK하이닉스도 급격하게 악화된 업황을 감안해 지난해 4분기부터 투자 축소와 감산을 결정했다. 올해 투자 규모 역시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9조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생산량은 지난해 3분기부터 이미 수익성이 낮은 제품군을 중심으로 감산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2023년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이 늘지 않아 재고는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하고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DDR5·LPDDR5, HBM3 등 주력제품 양산과 성장분야에 대한 투자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글로벌 IT기업들의 점진적으로 수요를 늘릴 것으로 기대돼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했고,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에 대한 시그널도 나오고 있다"면서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상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업황이 반등되면 실적도 빠르게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