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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나 홀로 차별화 전략...“모터쇼도 중고차도 관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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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나 홀로 차별화 전략...“모터쇼도 중고차도 관심 없어”

“선택과 집중”, 트랙스 생산·판매 우선순위에 따른 결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CF 이미지 사진=한국지엠이미지 확대보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CF 이미지 사진=한국지엠
트랙스의 인기를 만끽하고 있는 한국지엠이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리스크는 크지만, 그만큼 배당은 더 높을 수 있다는 전제다.

30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개막을 알린 2030 서울모빌리티쇼가 한참인 가운데, 한국지엠은 전시회 불참을 알리고 대신 전국 주요 거점 도시에서 전시 및 시승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비록 외부 부스를 마련했지만, 르노코리아의 참가로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모두 빠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우선, 서울모빌리티쇼에 들이는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수입차 브랜드들이 생각하는 이유와도 비슷하다. 한국지엠 측으로부터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 돌아오긴 했지만,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대신, 한국지엠은 2023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에게는 최소한의 성의는 보인 것 같은 모양새가 됐다. 지난 22일 한국지엠은 트랙스를 전격 출시하며 미디어 대상 시승행사 장소로 킨텍스를 선택했다. 행사 규모도 꽤 컸다. 그리고 완성차 대신 GM의 부품 회사인 에이씨델코(ACDelco)를 출범하며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시켰다. 이 역시 대대적인 홍보는 없었다.

에이씨델코는 GM의 글로벌 조직인 APC(Aftermarket Product Center)의 리소스와 노하우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유통하고 있는 기업이다. 9만여개 부품 37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완성차 OEM들과 밀접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큰 사업체로 이번 서울모빌리티쇼 한켠에 부스를 마련했다.

한국지엠의 나홀로 행보는 모터쇼 행사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최근 대기업과 중고차 업계의 갈등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인증중고차 사업에는 현대차그룹·KG모빌리티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한국지엠은 지금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르노코리아 측도 오랜 시간 검토 중인 것으로 답변했지만, 착수 가능성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인증중고차 사업을 하려면 새로운 사업장을 비롯해 많은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이며, KG모빌리티 역시 앞으로 수년간의 준비 기간을 두더라도 사업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지엠으로서는 우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와 더불어 수출 물량 확보에 더 주력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창원 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문 물량이 밀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 수출과 내수 사이에서 물량 확보전을 치러야 될지도 모르는 셈이다. 트랙스는 국내 출시 이후 4일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증중고차 사업을 위해 GM 본사의 결정을 기다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M은 이미 전동화 전환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내수 시장을 생산 거점 이외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편, 이번에 전국 주요 거점 도시에서 진행되는 쉐보레 트랙스 행사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스타필드 하남, 7일부터 9일까지는 스타필드 고양, 14일부터 16일까지는 롯데아울렛 김해, 21일부터 23일까지는 이시아폴리스점에서 진행된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