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따른 수요부진·판가하락에 1분기 3조4000억원대 대규모 적자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에 감산효과 본격화된 2분기부터 실적개선 자신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에 감산효과 본격화된 2분기부터 실적개선 자신

26일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1조8983억원의 영업적자를 본데 이어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액도 5조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1%가 줄어들며 반토막났다. 당기순손실도 2조5854억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2월 SK그룹에 편입된 후 역대 최대 규모의 분기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측은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downturn) 상황이 1분기에도 지속되면서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져 영업손실은 확대됐다"며 실적악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메모라반도체에 대한 감산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관련업계는 메모리반도체 공급량 감소로 인한 가격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매출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분석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반도체업체들의 감산 효과는 2분기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해 3분기 이후 시황 및 수급개선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메모리반도체 수급상황이 안정화되고 재고량이 적정수준으로 감소할 때까지 보수적인 생산계획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고성능·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제품들을 통해 업계 맏형으로서의 리더십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챗GPT 등 인공지능(AI)용 고성능 서버 시장의 규모가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관련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SK하이닉스 서버용 DDR5, LPDDR5, HBM3 등 고성능 D램 제품들과 함께 176단 낸드기반의 SSD, uMCP(고성능 D램과 낸드를 결합한 제품)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신 메모리반도체와 함께 10나노급 5세대(1b) D램, 238단 낸드 등 기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양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DDR5·LPDDR5, HBM3 등 올해부터 수요 성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제품 라인업에서 당사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이 제품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메모리 시장환경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바닥을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시장이 수급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 보고, 당사는 수익성 제고와 기술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