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인상에 섹시한 뒤태, 디자인은 개인 취향
아날로그 올드스쿨 인테리어지만, 퍼포먼스는 최첨단
아날로그 올드스쿨 인테리어지만, 퍼포먼스는 최첨단

외관 디자인은 밋밋하다. 미니밴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카니발보다는 드라마틱하다. 곡선이 의외로 많이 쓰였기 때문이다. 얼굴 인상은 전쟁에 나가는 사무라이를 연상시킨다. 어디선가 봤다 했는데, 영화 <명량>에서 조진웅이 연기한 와키자카가 떠올랐다. 그릴 위에서 양쪽으로 뻗은 크롬 가니시는 투구의 뿔 같고 그릴의 패턴은 갑옷의 비늘처럼 보였다. 날렵한 눈매는 오히려 류승룡이 연기한 구루지마 쪽이 더 비슷한 거 같다. 곡선 라인들은 측면을 따라 뒤쪽 펜더 부분에서 볼륨감을 극대로 살리더니 뒤쪽에서 좀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이 됐다. 엉덩이가 빵빵해 보이니 뭔가 섹시한 느낌마저 든다.
운전석에 들어서면 일단 실망할 수도 있다. 왠지 모를 구수한 냄새, 아니 인테리어 때문이다. 나쁘게 말하면 '아재스럽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게 정확한 이 차의 성격이다. 시에나를 좋아하는 20대는 드물지 않나. 근데, 여기서도 허점은 있다. 사실 일본에서 미니밴 장르는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아마도 일본 열도에 부는 레트로 바람인가 보다. 클러스터를 보면 일단 양쪽에 아날로그 계기반이 눈에 띈다. 반갑고도 고맙다. 여러 취향을 고려해 그리고 일반적인 편의성을 위해 가운데 디지털 클러스터를 뒀다. 여기서는 연비나 차량 상태 등 주요 운행 정보들을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에서 조작할 수 있는데, 방법이 쉽고 직관적이다. 실용적인 아이템 구성이 인상적이다.
대시보드가 위아래 두 개의 레이어로 되어 있다. 아래쪽에는 휴대폰 무선충전을 할 수 있음은 물론 공간이 넓어 활용도가 좋다. 적재 공간이 여기저기 있으며, 센터콘솔 아래쪽에도 광활한 공간이 나온다. 카니발에 비해도 전혀 부족할 것 없다. 게다가 돈값을 하는지 괜스레 조금 더 고급스러운 소재와 마감 처리가 된 듯한 느낌이다. 뒤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캡틴 시트가 두 개 보인다. 익숙한 모습이라 특별히 할 말은 없지만, 앞뒤로 슬라이딩이 꽤 길게 된다는 점은 알아두면 좋다. 3열은 미니밴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어른이 앉아도 충분한 공간. USB 등의 소소한 편의 장비들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트렁크 공간을 쳐다보면 그렇게 넓지는 않다. 골프백 하나와 보스턴 가방 두서너 개 정도? 풀사이즈 SUV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미니밴은 다재다능이 아니라 가족의 화목을 위한 차니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