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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삼성 ‘신경영 30주년’ …이재용의 '신경영'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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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삼성 ‘신경영 30주년’ …이재용의 '신경영' 나와야 한다

신경영 선언 후 매출액 약 60배 급증…D램·낸드·TV 등 세계 1위 상품들도 즐비

美·中 반도체 패권 경쟁에 선택 강요받아…이재용式 신경영 통해 위기 극복해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은 1993년 6월 7일 삼성그룹 내 1000여 명의 임원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빈스키 호텔로 불러 모아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신경영'을 선언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은 1993년 6월 7일 삼성그룹 내 1000여 명의 임원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빈스키 호텔로 불러 모아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신경영'을 선언했다. 사진=삼성전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 당시 이곳에는 전 세계에서 활약하던 삼성전자 임원 1000여 명이 모두 모였다.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이건희 선대 회장(당시 삼성전자 회장)은 '신경영(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선포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최대 전자기업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향후 '글로벌 삼성'으로 도약을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 7일 '신경영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내부 행사를 준비 중이다. 회사 내부의 기념일인 만큼, 공식적인 외부 행사 대신 직원들과의 내부 행사를 통해 신경영의 이념을 다시 한번 되새길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신경영 30주년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건희 선대 회장이 주창한 신경영을 통해 당시 아시아의 그저 그런 전자업체란 평가를 받던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주름잡는 리딩 기업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실제 1993년 연매출 29조원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신경영 선언 이후 급격한 성장을 통해 지난해 300조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세전 기준)도 당시 8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46조4405억원으로 58배 늘었다. 시가총액에서도 1993년 당시 7조6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331조3229억원으로 43.6배 성장했다.

질적으로도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이후 D램 반도체에서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낸드플래시에서도 2002년 이후 1위를 수성 중이다. 파운드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TSMC에 이어 2위에 올라 있으며, TV시장에서는 18년 연속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의 신경영이 주목받는 이유는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삼성전자 성장이념으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이유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 이 선대 회장의 신경영이 다시 한번 위기 극복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간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며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듯한 상황이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도 갈 길이 멀다. 이건희 선대 회장 사후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지만, 아직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 문제와 삼성그룹 지배구조, 그리고 사법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다. 실제 이재용 회장은 매주 재판에 출석 중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방식의 '신경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통해 삼성전자가 월드 베스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닦았다면, 이제는 이재용 회장의 신경영 선언으로 지속가능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전자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월드 베스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미·중 간 반도체 공급망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이재용 회장만의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