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재계 리서치] SK그룹, 반도체·배터리 투자자금 확보 고심…최태원 회장 선택은?

글로벌이코노믹

[재계 리서치] SK그룹, 반도체·배터리 투자자금 확보 고심…최태원 회장 선택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반도체·배터리·수소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SK그룹이 15일 하반기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해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미래사업들과 악화되는 재무상황을 타계할 묘책을 강구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최태원 회장 주재로 하반기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추형욱 SK E&S 사장, 지동섭 SK온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SK그룹 수뇌부들은 이날 확대경영회의에서 그룹 내 재무상황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연속 5조원대 규모의 누적적자를 기록 중인 SK하이닉스의 자금 소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인해 SK하이닉스가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기준 차입금 규모가 28조7600억원에 달한다. 당연히 이자비용도 급격하게 늘어나 1분기에만 2142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954억원) 대비 2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SK하이닉스가 금융비용 외에도 지출해야 할 자금이 많다는 점이다. 당장 인텔에서 사들인 솔리다임의 잔금 20억 달러(약 2조5660억원)를 오는 2025년까지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충분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했다"면서 "하반기 D램·낸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AI반도체 특수로 인해 HBM 가격도 오르고 있어 메모리 업황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도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까지 대규모 투자자금 확보를 통해 8조원대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K온이 공개한 투자계획을 감안하면 현재 보유 중인 현금만으로는 당초 계획을 그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투자자금이 투입됐지만, 여전히 투자자금이 더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산업도 마찬가지다. SK그룹은 2020년 말 그룹 내에 수소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하고 추형욱 SK E&S 사장이 이를 이끌고 있다. 당초 오는 2025년까지 수소사업 규모를 35조원대로 키워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수소사업은 아직도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기업들과의 조인트벤처 등을 통해 대규모 생산설비 및 양산을 준비 중이지만, 관련 규정 및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사업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사업화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계 일각에서는 SK그룹의 행보에 대해 불안감도 내비친다.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미래 먹거리 관련 사업들로 인해 그룹의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SK그룹 역시 재계의 불안감을 충분히 인식한 듯하다. 최 회장이 이번 확대경영회의에서 계열사 CEO들에게 파이낸셜 스토리와 관련된 시나리오별 대응 및 글로벌 전략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해 “글로벌 시장은 하나의 시장이 아닌,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시장이 됐다”면서 “SK 관계사별로 대응에 나서기보다 그룹 차원에서 미국·중국·유럽·일본 등 글로벌 시장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