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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가온 알뜰주유소 입찰, 여러 목소리 담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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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가온 알뜰주유소 입찰, 여러 목소리 담아내야

산업부 김정희 기자
산업부 김정희 기자
알뜰주유소 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석유공사·한국도로공사·농협경제지주는 10일 오후 2시에 앞으로 2년간 전국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정유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것을 취지로 지난 2011년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ℓ당 100원 더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취지에 맞게 알뜰주유소는 기름값 부담 완화에 도움을 줬고 꾸준히 확장해왔다. 지난 2012년 847개에 불과했던 주유소 숫자는 지난해 1305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알뜰주유소 공급사 선정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핵심은 실효성이다.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가다. 우선 가격이다. 현재 알뜰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기름값은 기존 주유소와 큰 차이가 없다. ℓ당 100원 목표는 멀어진 지 오래다. 7일 기준 정유사 주유소들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1686원, 알뜰주유소는 1644원을 기록했다. 차이는 44원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그리고 몇 년간의 가격을 살펴보더라도 차이는 30~40원 사이였다.
기존 주유소들의 경쟁력도 악화시켰다. 알뜰주유소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져서다. 물론 큰 가격 차이가 난 것은 아니지만, 일반 주유소들은 더 저렴한 가격의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알뜰주유소와 비슷한 가격에 기름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해야 했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고 일반 주유소들의 경영난을 가속화했다. 일반 주유소들의 폐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뜰주유소 정책은 개선이 필요하다. 십몇 년 전의 기준을 지금 상황에 들이밀 수는 없다. 국제유가의 변동은 원유를 수입해 쓰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극복할 수 없는 문제지만, 대내외적인 변수에는 대응해야 한다. 최근 알뜰주유소 입찰을 공동방식이 아닌 개별입찰로 진행하겠다는 것도 이런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가격, 떨어지는 접근성, 일반 주유소들과의 차별 논란 그리고 전기차 보급 등으로 인한 향후 석유수요 감소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담아 개선을 이루고자 하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