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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38)] 철의 녹 없애는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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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38)] 철의 녹 없애는 신기술

포스코와 코리스이엔티가 포스맥 제품을 활용해 제작한 스태빌라이저 이미지.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와 코리스이엔티가 포스맥 제품을 활용해 제작한 스태빌라이저 이미지. 사진=포스코
장마철에 수도꼭지를 틀면 녹물이 나오는 경우를 간혹 경험한다. 송수관(아연도강관) 내부가 녹슬었기 때문이다. 캠핑을 다녀온 뒤 창고에 처박아 두었던 도끼와 같은 장비도 잘 간수하지 않으면 녹이 슬어 낭패를 겪는다.

녹은 ‘희생양극’이란 물질을 적용하면 원천적으로 방지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마그네슘계의 희생양극’이다. 이 물질은 자신이 썩어 다른 물질의 부식을 방지시킨다. ‘희생양극’을 철제구조물과 함께 지하에 매설하면 ‘희생양극’이 먼저 산화되고, 여기서 만들어진 전자가 철제구조물에 전달돼서 부식을 막게 한다. 이 기술은 한국과학기술연구소 금동화 박사팀이 1999년 5월에 발표했다.

‘희생양극’의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300억 원 정도. ‘희생양극’이 상용화 된다면 가스관, 송유관, 상하수도관, 원료송수관, 송전 및 통신용배관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의 부식을 막는데 요긴하게 쓰인다. 이 기술은 강관메이커와 철골구조 공사를 담당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문제는 원가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파이프나 철골이 피막을 하는 산업용 철강재의 부식과 달리 캠핑용 장비에 녹이 슬게 되면 일일이 손으로 녹을 제거해야 한다. 캠핑용 도끼는 날 반대쪽을 망치로 사용하고 날 부분은 장작 팰 때 요긴하지만 녹이 슬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
녹슨 캠핑장비는 녹 제거 전용 약품을 사용할 수도 있고, 과산화수소 또는 구연산을 이용해서 제거할 수 있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복원되지는 않는다. 녹이 좀 심하게 슬고 범위도 넓을 경우에는 금속 브러쉬 드릴 비트를 이용한다. 이 도구는 비싸고 스크래치가 엄청 생기는 것이 단점이다. 작은 제품의 녹을 제거할 때는 금속 브러쉬 사용을 삼가야 한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실 녹 제거는 완벽한 마무리가 어렵다. ‘WD 40’과 같은 약품도 별 효과가 없다. 싱크볼을 광낼 때 사용하는 수세미 비트는 거의 녹을 제거하지만 드릴도 있어야 하고 각종 비트도 있어야 한다.

이런 수고를 덜어줄 신기술이 포스코에서 개발됐다. 포스코의 포스맥(PosMac)은 전 세계 모든 아연도금강 중 가장 높은 내식성을 자랑한다. 마그네슘, 아연, 알루미늄 등 3가지 요소로 코팅층을 구성하고 있다. 일반 아연도금강보다 5~10배 높은 내식성을 제공한다.

포스맥은 전자제품과 자동차 용도뿐만 아니라 심각한 환경 조건에 취약한 해양 태양광 패널 제조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포스코는 이 새로운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기술)가 농업용 이나 옥상 테양광패널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한다.

인류가 철강시대를 만들었다면 녹은 철의 역습이다. 이 녹을 없애려는 인류의 노력은 지금이 시간에도 진행 중이다. 철의 부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신기술 개발은 강철의 효용성을 무한대로 이끌 수 있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