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교통 소음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스위스의 소재 전문가들이 기존보다 75% 얇으면서도 유사한 수준의 소음 차단 효과를 내는 새로운 방음 소재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호주 온라인매체 뉴아틀라스는 스위스연방재료과학기술연구소(EMPA) 소속 소음감쇠연구실이 이같은 특성을 가진 초슬림 광물 폼(mineral foam) 형태의 흡음재를 개발했다고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기존 흡음재보다 4배 얇고, 특정 주파수 맞춤 설계도 가능
연구를 이끈 바트 판 담메 연구원은 “기공 구조가 다양할수록 공기 입자가 재료 내부를 통과할 때 더 긴 경로를 이동하게 된다”며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흡음재처럼 작동하는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이 소재는 단순히 얇을 뿐만 아니라 특정 주파수 대역에 맞춰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연구진은 “기공 크기, 천공 패턴, 층 구성 등을 수치 모델링을 통해 시뮬레이션하고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실외 테스트서 4데시벨 소음 감소…건축물 활용 가능성 커져
연구진은 이 신소재를 스위스 취리히의 한 도로와 맞닿은 진입로 벽면에 72개 패널(두께 5.5㎝, 면적 12㎡ 규모)로 설치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교통 소음을 평균 4데시벨 감소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차량이 진입하거나 빠져나갈 때 발생하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EMPA는 “기존 흡음재보다 훨씬 얇기 때문에 공간 활용에 유리하며 실내외 모두 쉽게 절단하고 설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소재는 계단실, 강당, 교실, 사무실 등 다양한 장소에 맞춰 음향 특성을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재활용·불연성·내후성도 갖춰…대량생산만 남아
이 방음재는 재활용 가능하며 불에 잘 타지 않고, 외부 날씨에도 강한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는 기공 천공 작업이 수작업으로 진행돼 생산 속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EMPA는 “현재 스위스 소재 업체 드 카비스와 협력해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 중”이라며 “향후 건축 및 도시 설계에 실용적으로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