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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50)] 미니멀 라이프와 모듈러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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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50)] 미니멀 라이프와 모듈러 건축물

포스코A&C가 시공할 예정인 ‘세종 6-3 생활권 모듈러 주택’ 조감도. 사진=포스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A&C가 시공할 예정인 ‘세종 6-3 생활권 모듈러 주택’ 조감도. 사진=포스코그룹
요즘은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이 트렌드다. 넓은 거실, 다양한 용도의 방을 필요로 했던 과거의 생활 스타일에서 지금은 아주 단출한 생활 방식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방 한 칸에 넓은 창을 가진 거실이면 주요 생활공간으로 그만이다.

이런 트렌드를 이끈 것은 야외 캠핑생활이 주도했다.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이나 바닷가에서 캠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진 이유도 미니멀 라이프와 관계가 깊다. 이런 트렌드에서 탄생한 것이 아주 간단한 주택으로 산이나 들판에 아주 독특한 모양의 주택들이 속속 들어서게 했다. 비즈니스가 되기 때문이다.

겉은 A형 텐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지하로 연결된 흥미로운 주택 구조가 등장하거나, 지상 3m 이상의 높이에 지어진 소형 새집과 같은 형태도 있다. 이 집들은 주말 나들이용으로 하루 숙박비가 약 20만원이 넘는다.

일본에서는 3D 프린팅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주택은 자동차 한 대 가격으로 며칠 만에 지을 수 있는 3차원 인쇄 주택이다. 일본 효고현 서부 니시노미야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세렌딕스’는 2인 가구용 3D 프린팅 주택을 550만 엔(약 50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바닥 면적은 약 50㎡에 불과하다. 이 집은 이틀 만에 완성된다.
세렌딕스에서 '따개비'라고 부르는 이 3D 프린팅 집은 거실과 침실을 포함해 3개의 방으로 구성된다. 이 집은 3D 프린터로 만든 콘크리트 벽 재료와 강철 기둥을 결합해 약 45시간 만에 완성되지만, 견고성과 지진에 강한 주택으로 손색이 없다.

2차 대전 이후 주거 공간이 가장 큰 사회적 고민거리가 되자 독일 정부는 조립식 가옥을 적극 보급했다. 가옥의 외양은 대부분이 흡사하다. 뾰족한 지붕과 창문, 현관의 규모와 화초로 만들어진 담의 형태도 규격화됐다.

이 조립식 가옥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벽체와 창문들을 현장에서 조립한 것들이다. 냉난방 시설도 조립식이며 설치와 용도 변경도 편리하다. 안방을 구분 지었던 벽체를 뜯어내면 큰 응접실을 만들 수 있다. 자로 잰 듯한 이웃과의 경계선은 측백나무가 대신한다. 안뜰에는 작은 화단이 있어서 직접 화초와 야채를 키울 수 있다. 이 조립식 가옥은 독일인들의 주거 공간 해결에 큰 기여를 했다.

최근 들어 조립식 건축이 자주 매스컴에 등장한다. 이름하여 ‘모듈러 건축’이다. 모듈러 건축은 철강 산업과도 연관성이 깊다. 철강재가 모듈러 건축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생산한 건축 자재를 조립만 한다. 무거운 철강재나 시멘트 같은 원자재의 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에서부터 이동 제한, 안전, 소음 방지 등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골칫덩어리인 각종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는다.

중국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릴 때 모듈러 공법으로 우한병원을 단박에 만들어 냈다. 한국에서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기자단이 사용했던 ‘평창 미디어 레지던스 호텔’을 모듈러 건축물로 지었다. 건물의 골격은 포스코 철강재를 사용했다. 이 건물은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300실에 달했던 이 주택은 해체하고 이동하는 데 2주일이면 된다.

뉴욕 맨해튼의 ‘AC호텔 뉴욕 노마드’(26층)도 첨단 모듈러 건축물이다. 168실의 호텔 객실은 모두 폴란드 공장에서 만든다. 완성된 제품은 뉴욕으로 이동되어 크레인으로 차곡차곡 조립된다. 미니멀 라이프스타일과 모듈식 주택의 활성화는 철강 산업에 단비를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


김종대 글로벌i코드 편집위원 jdkim871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