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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53)] 강철이 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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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53)] 강철이 휘는 이유

2001년 9월 11일(현지시각)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항공기가 미국 뉴욕 쌍둥이빌딩에 충돌해 불에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01년 9월 11일(현지시각)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항공기가 미국 뉴욕 쌍둥이빌딩에 충돌해 불에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1년 9월 11일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자살 폭탄 테러범들이 여객기 2대를 납치해 미국 뉴욕시의 세계무역센터(WTC) 트윈타워에 충돌했다. 또 다른 비행기 1대는 국방부 펜타곤을 강타했고, 네 번째 비행기는 펜실베이니아 섕크빌의 한 들판에 추락했다. 9·11 테러로 총 2977명이 사망했다. 9·11 테러 이후 거짓 뉴스가 인터넷에 떠돌았다.

‘제트 연료는 강철을 녹일 수 없다’는 문구가 그것이다. 이 문구는 심지어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과 같은 대중적인 밈 문화(meme culture)의 일부가 되었다. 의혹의 핵심은 ‘제트 연료가 강철을 녹일 수 없다’며 트윈타워 붕괴 원인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과연 그럴까?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 토머스 이거는 “제트 연료는 강철을 녹일 수 없지만, 강철을 약하게 만들 만큼 충분히 뜨겁게 연소될 수는 있다”고 했다. 제트 연료가 강철을 휘게 할 만큼 뜨겁게 연소되어 트윈타워의 붕괴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많은 기관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제트기 연료가 타면서 건물을 지탱하는 강철을 완전히 녹일 수는 없었지만 강철을 손상시켜 쌍둥이 빌딩의 붕괴를 가져왔다고 보고했다. ‘내부자들의 소행’이라는 음모는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철은 약 1370°C에서 녹는 반면 훨씬 낮은 온도에서 강도를 잃기 시작한다. 세계무역센터의 철 구조는 건물들이 구조적으로 더 지탱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기 위해 강철이 다 녹을 필요는 없다.

실제로 강철은 제트 연료의 연소 온도보다 훨씬 낮은 538°C에서 강도가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빌딩의 무게를 지탱하기 어려워진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15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제트 연료에 의해 점화된 화재는 “지속적이고 높은 온도를 만들어 남은 건물 구조물을 붕괴가 시작될 정도로 가열했다”고 적시했다.

세계무역센터 타워 붕괴 이유로는 첫째, 비행기의 충격으로 지지 기둥이 절단되고 손상됐기 때문이다. 또 강철 바닥 트러스와 강철 기둥에 코팅된 내화 단열재가 제거되었고, 여러 층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산된 제트 연료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제트 연료가 점화식으로 1000℃에 이르는 화재를 일으켜 바닥이 처지고 둘레 기둥의 안쪽으로 당겨질 정도로 바닥과 분리된 내화물 기둥을 상당히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이것은 둘레 기둥이 안쪽으로 휘어지게 했고, 세계무역센터 1번 건물의 남쪽 면과 2번 건물의 동쪽 면의 실패로 이어졌다. 그리고 각 타워의 붕괴가 시작된 것이다.
대장장이가 빨갛게 익은 쇳덩이를 망치로 내리쳐 쇳덩어리가 변형되고 휘어지는 원리와 같다는 말이다. 조지아에 기반을 둔 대장장이 트렌톤 타이라는 사람은 2015년 유튜브에 자신의 주장을 영상으로 올렸다. 히스토리에 소개된 이 영상은 1200만 건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는 거짓 뉴스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냈다.

타이의 주장에 따르면 제트 연료는 1500℃에서 연소하고, 강철이 녹기 시작하지만 탄소강은 2300℃에서 녹기 시작한다. 그는 실제로 250파운드의 모루에 강철을 넣고, 강철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보여주었다. 극적인 장면은 1800℃의 용광로에서 타고 있는 강철을 꺼냈을 때 강철은 구부러졌지만 녹지는 않았다. 빌딩의 기둥 역할을 하는 강철이 물처럼 액체로 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


김종대 글로벌i코드 편집위원 jdkim871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