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인터뷰 (하)
취임 후 안전관련 투자 늘려…매년 3000억원 집행
일주일에 두 번 현장 방문, 연말까지 모든 곳 찾아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신뢰. 간절한 마음으로 임해야
취임 후 안전관련 투자 늘려…매년 3000억원 집행
일주일에 두 번 현장 방문, 연말까지 모든 곳 찾아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신뢰. 간절한 마음으로 임해야

안 사장은 “회사와 노동조합이 소통할 때 가장 합일점을 찾기 쉬운 주제가 바로 ‘안전’이다. 누가 뭐래도 안전재해를 없애는 것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면서, “제가 취임한 이후 안전 관련 투자를 엄청나게 늘렸다. 일회성이 아니라 매년 3000억원 수준으로 집행하고 있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고, 직원들의 마인드도 바뀌었다. 올해는 기법도 고도화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성 젖으면 안전 보장 못해, 사소한 부분도 점검
현장에 ‘지적 확인’이라는 것이 있다. 지적 확인은 작업을 안전하게 오조작 없이 하기 위해 작업 공정이 요소 요소에서 자신의 행동을 눈이나 귀 등 오관의 감각기능을 총동원해서 작업의 정확성과 안전을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안 사장은 “타성에 젖으면 이걸(지적 확인을) 하지 않게 되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 이것은 나와 동료와 가족들 모두를 지키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적 확인을 예로 들었는데,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현장을 점검하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제가 현장을 더 자주 가려고 한다. 사장이지만 안전에 관해서는 반장처럼 하려고 힌다. 간부들 중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인데, 타성 때문에 ‘해도 안 될 것이다’ 미리 짐작하고, 시작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땐 제가 개입해야 한다. 현장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현장을 자주 찾아가고, 현장에 가면 가능한 격려를 많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사장은 한 가지 변화한 사례를 제시했다. 과거에는 사장이 현장에 간다고 하면 하다못해 청소라도 해야 하니까 불편해했는데, 이제는 많이 달라져서 우리 현장에도 와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는 것이다.
현장 브리핑도 달라져서, 과거에는 실장들이 했는데, 각 설비별로 기장·계장에게 직접 하라고 한단다. 사장 앞이라 긴장해서 실수도 하는데 이럴 때 안 사장은 “괜찮으니까 계속해보라, 제가 현장을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사장 앞에서 한마디 해보시라는 것이다” 그랬더니 이제는 기장들이 서로 발표해 보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것들이 변화라소 안 사장은 자부했다.
현장 방문의 경우 안 사장은 “일주일에 두 군데 정도 찾아간다. 당진 한 군데, 다른 사업장 한 군데, 그러면 일년에 100곳 정도 찾아가게 된다. 올해까지 하면 웬만한 현장은 다 가보게 될 것 같다”고 밀했디
철강은 가장 소프트한 산업, 젊은 직원 “승부 걸어보라”
현대제철은 올해 서울 통합사무실을 판교오피스로 이전했다. 판교오피스는 고정좌석제를 없애는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물리적인 공간을 이동했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단초가 된다”는 안 사장은 “제철회사가 IT기업들이 즐비한 판교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는데, 제철회사라고 해서 여기 못 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판교오피스 지하 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중식 간담회도 하면서 소통의 통로를 늘려가고 있다.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창의적인 사고로 창의적인 업무를 펼쳐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안 사장은 현대제철을 지속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지향하겠다고 했다. 이러려면 임직원의 참여가 중요하다.
안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고객의 신뢰이다.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임직원들이 좀 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좀 더 꾸준하고 끈질기게 업무에 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현대제철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직원들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절은 직원들에게 “철강업은 매력적인 산업이다. 그 속에 빠져들어 보기를 권한다”고 한 그는 “모르는 분들은 제철소라고 하면 철광석을 가져와서 쇳물을 만드는 프로세스 때문에 중후장대, 근육질 남성, 이런 이미지만 떠올립다. 하지만 그것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소 이상의 정교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철 과정은 화학과 물리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그러다보니 변수가 대단히 많다. 철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소프트하고, 센서티브해야 한다. 따라서 제철 회사가 다른 어느 회사보다 계장(Instrumentation)과 전산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 사장은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지원이나 관리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을 수도 있고, 법학이나 경영학, 심지어 문학을 전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 모든 소재의 중심인 철을 생산하는 현대제철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아라면서, “치열하게, 끈질기게, 여기서 승부를 걸어보겠다, 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젊은 직원들이 현대제철의 미래다. 현대제철에 몸담고 있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사장은 “창립 70주년을 함께 하게 되어 영광스럽기도 하고,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는 단연 탄소중립”이라며, “제가 보기에 탄소중립의 시대가 도래하고 제철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금이 현대제철의 제4의 창업의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한다. 창립 70주년을 맞은 이 시기에 엄청난 숙제를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 속에서 시대적 소명을 갖고, 탄소중립 대응을 포함한 경쟁력 제고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30년 뒤,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53년에는 완전한 탄소중립기업, 최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자신의 목표를 이렇게 강조했다.
<자료: 현대제철 70년사>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