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 회장은 3일 ‘제약보국과 생명존중에 일생을 바치신 수석 강신호 회장님을 보내며’라는 제목으로 추도사를 발표했다. 류 회장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애통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강 명예회장은 지난 1950년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1세대 의학인이다. 약업인으로 60년을 넘게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제약산업 발전에 일생을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피로회복제 ‘박카스 신화’를 일구며 제품을 넘어선 도전과 활력의 문화를 창조했다고 평가받는다.
류 회장은 강 명예회장이 “우리 회사의 사회공헌은 신약개발”이라며 제약보국의 이념을 실천하는데 앞장섰다고 회고했다. 특히 복제약 생산에 머물던 국내 제약산업을 R&D(연구·개발) 경영으로 이끌면서 우리나라의 신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평했다. 1977년 국내제약업계 최초 부설연구소 설립과 1985년 한국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인증, 2013년 치매연구센터를 설립 등은 대표적인 성과다.
사회적 책임과 소명을 다한 재계를 대표하는 신 경제지도자라고도 회고했다. 강 명예회장은 29·30대 한경협(구 전경련) 회장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최고경영자(CEO) 써밋’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데 이어 △한미 △한중 △한일 재계회의를 비롯한 해외 경제인들과의 행사를 주재해 한국경제의 성장비전과 우리 기업의 역량을 널리 전파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4년 1사1촌 운동을 통해 농촌 경제 살리기 도모했고 2005년 중소기업협력센터 출범으로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사업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길을 마련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강 명예회장이 나눔 정신을 실천해 청년과 소외된 이웃들에게 내일의 희망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당시 절망에 빠진 청년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게 하기 위해 ‘대학생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을 만든일은 대표적인 사례다. 또 지난 2001년 한경협 부회장 시절 회원사들이 경상이익의 1% 이상을 사회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전경련 1% 클럽'을 발족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마지막으로 “‘세상에 태어났으면 남을 위해 뭔가 한 가지씩 해야 한다’는 강 회장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겠다”면서 “기업이 사회와 인류에 기여하고자 할 때 지속성장 할 수 있다는 것을 회장님은 실천을 통해 몸소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 숭고한 뜻을 저희 후배들은 받들어 이어가도록 하겠다”며 "이제 부디 무거운 짐 모두 내려놓으시고 평온히 영면하시옵소서"라고 글을 마쳤다.
한편, 고인의 유족으로는 자녀 정석·문석·우석·인경·영록·윤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고, 발인은 오는 5일 오전 6시 30분이다. 02-2072-2020.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