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디스플레이업체 한국에 패한 뒤 시장에서 완전 퇴출
포스코, 토요타 日 본사 공장에 車 강판 공급, 외국기업 최초
일본 대기업 “자국산 채용 의무 무의미, 한국업체 협력 늘려”
포스코, 토요타 日 본사 공장에 車 강판 공급, 외국기업 최초
일본 대기업 “자국산 채용 의무 무의미, 한국업체 협력 늘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덕분에 일본 반도체 산업은 붕괴했다. 최근 대만 TSMC와 미국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까지 자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산업도 마찬가지다. 브롸운관(CRT) 시대 세계 최대 국기였던 일본은 액정화면(LCD) 등으로 촉발한 평판디스플레이 시대에 뒤처지면서 삼성전자(현 삼성디스플레이)에 투자와 기술개발, 생산 시설 확충 등 모든 면에서 뒤처졌고, 소니는 삼성전자에 LCD패널을 공급받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샤프마저 몰락해 중국에 매각됐다.
최고의 성과는 포스코의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토요타 자동차 일본 본사 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한 것이다. 앞서 소니 본사에 철강재를 공급한 뒤 나온, 철강과 자동차 업계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앞서 포스코는 동남아시아 지역 토요타 자동차 공장에 철강재를 공급한 경험이 있으나 일본 본사 공급은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세계 2위 일본 제철 등 유수의 철강사가 존재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업체는 당연히 자국 업체의 자동차 강판을 구매해왔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는 해외 철강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토요타 본사에 공급한 것이다. 이로써 포스코는 GM 등 미국 자동차 빅3, 독일의 폭스바겐‧아우디, 벤츠, BMW 등 독일 최대‧최고 자동차업체와 현대자동차‧기아 등 세계 상위 자동차업체 모두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일본 산업 생태계의 분열을 자초했다. ‘을’의 위치이지만 사실상 ‘갑’처럼 행동한 일본 제철은 수년 전 토요타에 물량 구매를 강요하거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아예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는데, 이러면 일본 제철에 응해주던 토요타가 거래를 안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포스코라는 대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토요타에 자동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건 포스코 등 한국업체의 소재‧부품에 대한 만족감이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본다”라면서, “일본 대기업도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양국 기업 간 교류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