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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58)] 전 세계 철강업계, 고철 수급난 직면...3억t 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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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58)] 전 세계 철강업계, 고철 수급난 직면...3억t 더 필요

전 세계 철강업체들의 철 스크랩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향후 3억t의 고철이 더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철강업체들의 철 스크랩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향후 3억t의 고철이 더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사진=로이터
“전기 아크로(EAF) 기술이 2050년까지 전 세계 철강 생산 비중을 두 배로 늘릴 것이다. 직접 환원철(DRI) 생산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철 스크랩은 연간 3억t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 엄청난 물량은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직접 환원철의 활용이 적극 진행될 것이다.”

지난 10월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재활용관리국(BIR) 페러스 분과회의에 연사로 참석한 이탈리아 다니엘리 센트로 리사이클링의 다비데 브라가 객원 연사가 밝힌 내용이다.

또 다른 초청 연사인 데이비스 인덱스의 케다 조시도 철 스크랩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철 스크랩 수요의 증가는 전기 아크로 분야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통합된 제철소들도 탄소배출 점수를 낮추려는 투자자와 지역사회의 수요 충족을 위해 철 스크랩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페러스 분과회의에서 밝힌 주장들은 최근 들어 철 스크랩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란 증가론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를 방증하는 실제 사례도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인도의 수입 철 스크랩 사용량 증가율은 105.5%나 된다.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철 스크랩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미래의 철 스크랩 수요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국제재활용관리국(BIR) 자료에는 올 상반기 동안 전 세계 철 스크랩 소비량이 1억1620만t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것이며, 주요 국가와 지역 모두에서 철 스크랩 소비량이 감소했다. 세계 철강 경기가 주춤한 이유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세계철강협회(WSA)와 기타 세계 철강재활용 단체가 제공한 수치는 올 상반기 글로벌 철강제조 및 페러스 스크랩 재활용 실적이 지지부진한 시장 상황을 그대로 나타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역시 올 상반기 동안 고철 소비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유럽연합(EU)의 철강업체들도 고철 소비량이 9.6% 줄어들었다. 대규모 고철 수입업체인 튀르키예 16.4%, 일본 4.3%, 미국 3.1%씩 철 스크랩 사용량이 감소했다.

EU, 미국, 튀르키예, 일본의 스크랩 소비량 감소는 전체 철강 생산량 감소와 일치한다. 그러나 올 상반기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1.3% 증가한 것은 철광석에 의존하는 고로와 기초 산소로 등이 생산량을 유지한 덕택이다. 중국은 아직 고철을 원료로 사용하는 전기 아크로 방식의 제강 설비보다 철광석을 원료로 하는 탄소배출 집약적인 생산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전 세계 철강 부문은 악재가 많았다. 튀르키예의 지진 사태는 글로벌 철 스크랩 거래를 어려운 환경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철 스크랩 시장에 희소식을 안긴 것은 인도다. BIR은 인도가 올 상반기 세계 2위의 철 스크랩 수입국으로 부상하면서 다른 나라로부터 549만t의 철 스크랩을 흡수했다고 보고했다.

철 스크랩 수요는 철강 수요와 같은 곡선을 그린다. 세계철강협회는 인도가 철강 수요 측면에서 고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에도 8.6%의 성장세를 보이고, 내년에도 7.7%의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 국내 철 스크랩 자급률이 70%에 불과한 한국의 철강기업들은 이래저래 철 스크랩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새로운 경영 과제로 부상했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