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피온은 16일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피온이 새롭게 출시한 X330은 전작인 X220의 후속작으로 TSMC의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생산됐다. 사피온은 주요 고객사들과 X330 시제품의 신뢰성 검증작업을 통해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X330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기존 X220 대비 연산 성능은 4배, 전력 효율은 2배 이상 개선됐다. 사피온에 따르면, 이 수치는 올해 출시된 경쟁사 5nm제품 대비 연산 성능은 2배, 전력 효율은 1.3배 우수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총소유비용(TCO)도 개선되면서 더 적은 비용으로 운용이 가능해졌다.
X330은 추론용 NPU로 전작인 X220에 비해 응용 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최근 AI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지원하고 국내 최초로 고성능 AI언어모델 ‘BERT’ 추론에서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동영상 관련 프로그램 처리 속도 향상을 위해 비디오코덱과 비디오 후처리 IP도 내장했다.
사피온은 X330과 서버 장착 시 성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개방형신경망교환(ONNX) 기반의 소프트웨어(SW) 스택(Stack)을 지원하고 AI추론 플랫폼 SW와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사피온은 X330을 두 가지 형태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콤팩트’ 모델은 1개의 칩이 들어가고 PCI슬롯 전원만으로 작동이 가능하고, ‘프라임’ 모델은 2개의 칩이 장착돼 더욱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어떻게 하면 고객이 X330을 바탕으로 AI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2개의 제품으로 출시하는 방식을 통해 해답을 찾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피온은 X330이 친환경에도 기여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쉐바노우 사피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1t(톤)의 이산화탄소를 없애기 위해서는 소나무 8그루를 심어야 한다”면서 “만약 경쟁사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전력 효율성이 뛰어난 사피온의 X330으로 교체한다면 국내에 소나무 118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X330을 개발한 사피온은 SK ICT연합 3사(SK텔레콤·SK하이닉스·SK스퀘어)의 협력으로 지난 2022년 SK텔레콤에서 분사한 AI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지난 2018년 SK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NUGU)에 X110을 탑재했고 202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X220을 출시한 바 있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는 “X220의 장점을 극대화한 X330으로 AI서비스 모델 개발 기업과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산업 전 분야에서 AI반도체 활용도를 높여 고도의 AI기술을 누구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함으로써, 모두가 첨단기술 발전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피온은 이번에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X330 외에도 자율주행 반도체용 IP(반도체 설계자산), CCTV 등에 사용될 고성능 AI NPU도 선보일 예정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