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부산이 본격적인 출발선에 서기 전에 이미 유치전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엑스포 개최를 통해 중동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주요 국가와 지역연합의 지지를 획득한 상태였다. 대략 70여 국가에서 직·간접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치를 지지했다.
하지만 부산도 이에 뒤질세라 ‘2030 부산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협력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며 판세를 뒤집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의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라는 주제는 엑스포 비전과 부합한다. 식민지와 전쟁 고통을 극복하고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를 거쳐 세계적인 문화와 경제 강국에 오른 대한민국과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 도시인 부산이 기후위기, 불평등, 포용성 등 글로벌 사회가 직면한 도전적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선도적 국가와 도시가 되겠다는 선언은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각종 소식을 바탕으로 볼 때, 부산의 유치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금력과 외교적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2030 엑스포 개최권은 11월 2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BIE 회원국 180개국의 비밀투표로 개최지를 결정한다.
판세를 뒤집은 대한민국·부산의 저력
부산이 뒤늦게 2030 엑스포 유치 경쟁에 뛰어든다는 것은 무모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나치게 자금력에 의존하고, 중동 지역 갈등과 이스라엘과의 관계 등 외교적 문제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은 기적을 만드는 나라다.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을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와 외교에서 더 큰 스마트 파워를 키워나갈 나라라는 자신감이 넘치는 나라다.
부산의 2030 엑스포 유치전은 단순히 한 도시의 국제행사 개최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아니다. 대한민국 위상과 글로벌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기회이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이기도 하다.
이에, 2030 부산 엑스포 개최권 쟁취를 위해 정·재계가 총력을 다해 전 세계를 누비며 부산의 매력과 비전을 알리고 있다. 이런 노력은 초기 불리함을 극복하고 막판에 판세를 뒤바꿀 정도의 역전 무대를 펼치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다시 보여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마음 한뜻’
윤석열 대통령은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각종 국제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유치전을 펼쳤다. UN총회, G20, 나토회의, G7회의, APEC 등에서 부산의 장점과 엑스포의 의미를 강조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은 물론, 현재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해 부산 유치에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염원을 대표해 BIE 총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마지막 순서에 등장,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영어로 연설했다. 유치 시나리오의 총감독이 직접 전면에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회원국 대표에 큰 인상을 남겼다.
부산시는 단연코 박형준 부산시장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파리에서 열린 BIE 대표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유치를 위한 교섭 활동을 펼치는 것은 기본이고, 정·재계와 부산시 인사들과 BIE 182개 회원국을 나눠 맡아 일일이 국가를 찾아다니며 부산의 장점을 알리는 방식으로 각국 표심을 공략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1년 6월부터 이달까지 엑스포 유치를 위해 23만 8504km를 이동하고, 143개국 497명의 해외 인사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초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대한민국과 부산을 홍보했다.
국회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외원 외교를 통해 엑스포 유치를 적극 뒷받침했다. 의원 외교 활동의 1순위로 둘 것을 강조하고, 직접 유치활동을 벌이면서 전 세계에 부산을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75개국 700여 명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용 삼성회장,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회장 등 재계 서열 4위 그룹 총수를 비롯해 대다수 기업인도 국가적 행사 유치에 동참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해 경제사절단으로 활동하고,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해 유치전을 도왔다. 특히, 프랑스 파리에서 BIE 총회에 참석하고, 부산 엑스포 공식 리셉션에도 참석해 각국 대사와 BIE 대표들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이재용 삼성회장은 삼성 합병 1심 공판 이후 첫 행보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활동에 나서기도 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민간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파리에 사실상 상주하며 주변국 미팅 및 BIE 관계자들과 만남을 통해 유치를 위한 외교 활동을 벌였다. 또한,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와 대형 쇼핑몰 등에 부산엑스포와 관련된 디지털 옥외 광고 영상을 송출했으며, LG그룹은 인천공항철도, 김포공항, 김해공항, 잠실야구장 등에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이들 기업인의 지원 활동과 기업 차원의 각종 다양한 홍보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 부산을 알리는 데 혁혁한 공헌을 했고, 초반 열세를 뒤집는 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최종 승자는 ‘부산인가?’
사우디아라비아는 초기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부산은 총력을 다해 추격전을 펼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승리를 여전히 예상하지만, 부산의 유치 가능성도 시간이 지나면서 크게 개선됐다.
부산의 역전승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변수가 많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우스에 속하는 120여 개국 가운데 상당수는 최종일에 표심을 결정할 수 있다. 이는 결선투표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노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부산이 1차 투표에서는 2위로 올라간 뒤에 탈락한 로마 지지표와 부동표를 흡수해 2차 투표에서 역전하겠다는 전략을 간파해 뒤집기를 막으려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부산의 추격세가 예상외로 거세자 초조감이 드러내며 일부 회원국들을 상대로 노골적인 표 단속에 나섰다. 회원국 지지 확보를 위해 막판까지 천문학적 차관과 개발 원조기금을 약속하는 등 ‘오일머니’를 무기로 공을 들이고 있다. 겉으로는 리야드 지지를 밝히면서도 실제 투표장에서는 부산에 표를 던질 것을 우려해 아예 국제사회에 공개적으로 ‘리야드 지지’를 선언하도록 압박까지 하고 있다. 실제 현재까지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20개국가량이 사우디의 요청을 수용해 본국에서 투표자를 파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리에는 ‘부산 2030’이라고 적힌 택시와 버스가 순회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홍보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프랑스 현지에서조차 마크롱 대통령이 외교 관례를 깨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치를 공개 지지한 것에 비판이 나올 정도다.
대한민국과 부산시도 막판 사우디아라비아의 물량 공세에 대응해 BIE 회원국 가운데 개발도상국의 전시관 건설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5억 2000만 달러를 약속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선언해 대응하고 있다. BIE 총회 마지막 PT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BIE 총회에서는 후보 도시 준비 상황, 전시 내용, 경제적 효과 등을 최종 평가한다. 한류를 살린 우리의 문화, 부산의 저력을 마지막으로 보여줄 기회가 남았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BIE 총회 투표에 달려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