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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에볼라 사망 210명 육박… 팬데믹 공포에 지역 안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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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에볼라 사망 210명 육박… 팬데믹 공포에 지역 안보 비상

‘번디부기요’ 변종 확산에 WHO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무력 충돌·괴담 겹쳐 방역 ‘난항’
워싱턴덜레스국제공항서 마스크를 쓰고 이동중인 여행객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워싱턴덜레스국제공항서 마스크를 쓰고 이동중인 여행객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보건 당국이 아프리카 중부 지역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세에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종합하면, 콩고민주공화국(DRC)을 중심으로 발병한 에볼라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23일 기준 21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사태는 치료제조차 없는 희귀 변종의 창궐과 해당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이 맞물리며 단순한 질병 문제를 넘어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복합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희귀 변종의 습격과 뚫린 방역망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에볼라 확산의 주범은 기존의 백신이나 항체 치료제가 효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번디부기요(Bundibugyo)’ 변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WHO는 지난 17일 이번 사태를 ‘국제적 공지 보건 비상사태’로 공식 선언했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 내 3개 주, 11개 보건 구역에서 보고된 의심 사례는 900건을 웃돈다. 특히 국경을 맞댄 우간다에서도 보건 의료 종사자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며 주변국으로의 전방위적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진 카세야 아프리카 CDC 사무총장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콩고와 우간다, 남수단 사이의 국경은 사실상 경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인구 이동이 잦다”며 “현재 10개국이 이번 사태의 잠재적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고 지적했다.

무력 충돌과 ‘바이러스 불신’이 낳은 방역 공백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난관은 방역 인프라의 붕괴다. 해당 지역은 무장 단체의 활동이 빈번한 분쟁 지역으로, 의료 체계가 극도로 취약하다. 실질적인 현장 대응도 한계에 봉착했다.

보건 당국 자료에 따르면, 하루 동안 접촉자 추적 조사가 이루어지는 비율은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전염병의 빠른 이동 속도를 방역 체계가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많은 생명이 희생됐고, 지금 즉시 속도를 내지 않으면 피해 규모를 가늠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심각하다. 무장 세력에 의한 치료 센터 습격과 방화가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자체가 조작된 것이라 믿는 극심한 불신이 방역 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선단체 액션에이드(ActionAid) 측은 이투리주 주민 3명 중 1명꼴로 바이러스의 실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시신을 인도하지 않자 분노한 주민들이 시설을 습격하는 등 공공 의료 질서도 마비된 상태다.

국제 사회의 긴급 공조, 향후 전망은

위기감이 고조되자 국제 사회도 뒤늦게 자원 투입에 나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 CDC에 초기 500만 달러(약 70억 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약속했다.

이집트는 개인 보호 장비와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인도와의 협력을 통해 20톤 분량의 의료 물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콩고에서 감염된 미국인을 독일로 후송하는 등 고위험군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에볼라 사태가 단순한 방역 정책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인접 국가 간의 국경 통제 강화와 함께, 현지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인도적 접근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향후 아프리카 전역의 보건 안보 체계가 이번 위기를 기점으로 재편될지, 혹은 장기적인 팬데믹으로 고착화될지는 향후 한 달간의 긴급 대응 성과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