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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미전실?"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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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미전실?"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삼성 "미전실 아닌 신사업 관련 아이디어 발제 부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왼쪽),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왼쪽),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체제에 들어간 삼성전자의 두 번째 사장단 인사가 발표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부회장급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이라는 신설 조직의 등장이다. 이는 이 회장이 이끄는 '뉴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7일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미래사업기획단은 10년 후 삼성의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는 조직으로 지난 2009년 신사업추진단과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당시 삼성의 컨트롤타워였던 전략기획실은 이건희 선대 회장의 지시로 10년 뒤 미래를 책임질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신사업 발굴을 책임질 '신수종사업발굴 태스크포스팀'을 꾸린 데 이어 신사업추진팀을 거쳐 2009년에는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으로 거듭났다.

신사업추진단은 당시 삼성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수장 김순택 부회장이 이끌면서 5대 신수종사업(태양광과 LED(발광다이오드), 자동차용 전지, 바이오, 의료기기) 추진을 맡았다. 2010년 이 선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직후 5대 신수종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50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중 자동차용 전지와 바이오 사업은 삼성을 떠받드는 두 기둥으로 자랐다.
삼성전자는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삼성전자(사업지원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EPC 경쟁력강화TF) 등 3개 사업별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운영해왔다. 현재 체제에서도 운영은 잘돼 왔지만, 미전실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내‧외부 상황을 고려하면 아직은 한계와 부담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이번 신설 '미래사업기획단'이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부문별 계열사 대표이사들과 논의를 통해 사업을 조정하거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의무적으로 이 회장에게 보고하지는 않고, 이 회장이 필요로 할 때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많고 다양한 사안을 전부 이 회장에게 결재를 받으려 한다면 이 회장이 창의적으로 업무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에게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고, 중요한 사안의 책임은 총수가 지는 삼성의 방식이 미전실이었다면 TF조직은 이 회장의 의도에 맞춘 조직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신설 조직은 지금까지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으로 운영될 전망이고, 곧 세부사항에 대한 방향성이 발표될 전망이다.

미래사업기획단장은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이 이끈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키운 핵심 인물이다. 삼성SDI 대표이사를 지낸 뒤 이사회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유지해 왔다.

한편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사장단 인사는 상대적으로 소폭에 그쳤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쯤 임원인사를 발표하고 다음 달 초 조직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