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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명예회장 12주기, 재조명받는 유훈 “포스코 CEO 조정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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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명예회장 12주기, 재조명받는 유훈 “포스코 CEO 조정자 돼야”

13일 추모식 개최…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출 향방 드러날 듯
평전 통해 “사왼‧주주‧지역사회‧지식인 균형 잡는 조정자” 명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가운데)이 생전 포항제철소 직원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가운데)이 생전 포항제철소 직원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과정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포스코 설립자인 고(故) 박태진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유훈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11일 철강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오는 13일 고인이 영면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 명예회장의 12주기 갖는다. 2011년 당시 사회장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는 포스코 전‧현직 회장과 사장 등 포스코맨들이 대거 몰렸다. 당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장례 기간 중인 12월 16일 열린 포스코 이사회에서 연임 도전 의사를 발표했다. 사칙산 임기 만료 3개월 이전에 연임 의사를 발표해야 하는데, 마침 박 명예회장의 기일이 같은 기간에 있는 관계로 미룰 수 없는 결정이었다. 이후 포스코 수장 선출은 박 명예회장의 추모식 직후에 시작된다. 올해도 비슷한 시간 순서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별세 직전 포스코 회장에 올랐고, 영면한 뒤 연임에 성공한 정 전 회장에 이어 권오준 전 회장, 최정우 현 회장 등 비난 12년간 세 명이 포스코그룹을 이끌어왔다. 이번에는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를 포함해 여러 요소가 선출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여러 명이 후보군에 오르고 있으며, 본 과정이 시작하면 더 많은 인물이 이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제기되는 의문은 과연 ‘포스코 CEO(최고경영자)의 자격 요건’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가 살아 있었을 때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박 명예회장은 포스코를 이끌어갈 CEO(최고경영책임자)의 자격 조건을 자신의 평전(세계 최고의 철강인 박태준 평전) 에서 언급했다. 바로 ‘사원·주주·지역사회·지식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조정자’에 가장 부합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유력 지식창조 집단으로 꼽히는 일본디베이트연구협회는 포스코가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철강사로 거듭난 비결로 CEO의 강력한 혁신 의지, 문제가 있는 CEO의 즉각적인 교체를 통한 긴장감 유지와 사외이사 제도를 꼽았다.

즉, 박 명예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구성원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리더 양성시스템을 구축해 발전시켜 온 덕분에 CEO 후보의 경영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1997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도입한 사외이사 제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CEO가 어느 한 부문의 경영 능력이 부족해도 이를 메워주고 순항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므로 포스코그룹을 이끌어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박 명예회장이 제시한 ‘조정자’론은 포스코 CEO는 반대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이해관계자를 포용하고 중재하며 공생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고 박태준 명예회장 서거 11주기를 맞아, 13일 국립서울현충원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고 박태준 명예회장 서거 11주기를 맞아, 13일 국립서울현충원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신동아>가 지난 2018년 5월 포스코 임직원, 대학교수 등 전문가에게서 차기 포스코 회장이 갖춰야 할 요건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게재한 ‘포스코 차기 회장의 조건’ 기사에서는 포스코 회장이 갖춰야 할 요건을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혼연일체가 되게 해야 한다 △어떤 외압이 들어와도 굴복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배포가 있어야 한다 △셋째, 부정부패와 사리사욕을 멀리하는 윤리 의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기업답게 경제적 효율성 못지않게 사회적 가치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 △시대정신과 혜안을 갖고 4차 산업혁명과 남북 경제협력 시대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등 5가지로 정리했다. 이러한 조건은 박 명예회장의 유훈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준’은 ‘총론’이다. 어떤 후보자를 선출하느냐는 ‘각론’의 문제다. 이를 두고 논란은 또 갈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포스코그룹은 무역 건설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으므로 현재 구조에서는 철강업뿐 아니라 여러 비즈니스 경험이나 감각이 있는 사람이 오히려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10년 넘게 준비해 온 이차전지 관련 소재사업이 수익 사업화하는 등 탈 철강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하면서 요구는 더 강하다. 비철강 출신 내부자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 심지어 필요하다면 외국인 CEO 영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철강 본업을 중시하는 것이 포스코가 지켜 나가야 할 숙명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철강은 환경오염산업이자, 중국 등에 시장에서 밀려 사양산업이라는 폄하와 함께, 비철강 사업이 성장하는 포스코그룹 내부의 상황까지 맞물려 힘을 잃는 듯했다. 하지만, 50년 넘게 축적해 온 기술의 초격차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철강재 시장을 주도하는 등 포스코는 스스로 철강 사업의 부흥을 이끌며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의 역할을 공고해하고 있다.

따라서, 철강업계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철강 사업의 위상을 재정립함으로써 본연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있는 비철강 사업에서 독보적인 역량 확보 등 두 가지 방향에서 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더해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내부 간‧지역 간‧이해관계자 계층 간 잡음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한편, 한동안 잠잠했던 정치적인 외압설을 일축해 회사의 고유권한인 CEO 선정을 독자적으로 이뤄내는 등 포스코그룹의 자구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철강업계는 전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