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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으로 투자했던 삼성SDI, 올해는 닥공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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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으로 투자했던 삼성SDI, 올해는 닥공 나설까

지난해 설비투자액 전년 대비 72.5% 증가
올해는 5조~6조원대 투자할 것으로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넷째)이 최윤호 삼성SDI 사장(오른쪽 둘째) 등과 함께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2공장 건설 현장을 점검하면서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넷째)이 최윤호 삼성SDI 사장(오른쪽 둘째) 등과 함께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2공장 건설 현장을 점검하면서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보여왔던 삼성SDI가 올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이재용 삼성 회장이 삼성SDI 말레이시아 공장을 방문하며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업황이 좋지 않을 때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장했던 삼성 특유의 경영 전략에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3일 삼성SDI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설비투자(케펙스) 규모는 4조3447억원으로 전년 대비 72.5% 증가했다. 3년 전인 2021년보다 176% 늘어난 수준이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는 올해 케펙스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사들과 업계는 5조~6조원가량의 규모의 투자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약 40% 늘어난 규모다.
삼성SDI의 케펙스는 다른 배터리 업체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이는 삼성SDI가 생산량 확대 등 규모 확장보다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우선시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조9000억원의 케펙스를 집행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SK온은 지난해와 유사한 올해 7조5000억원의 설비투자를 예고했다.

업계는 삼성SDI가 올해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삼성SDI는 올해 굵직한 사업 진행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와의 대형 사업 진행을 앞에 두고 있다. GM과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30억 달러를 투자해 연 30기가와트시(GWh) 이상 규모의 공장을 세운다. 스텔란티스와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34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울산에도 1조원가량의 투자가 예정됐다.
삼성이 업황이 좋지 않을 때 특유의 공격 경영을 통해 시장을 선점해왔던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987년 4메가 D램 개발 당시 경쟁사들이 모두 트렌치 방식을 선택하며 개발에 뛰어들었을 때 스택 방식을 취해 성공을 이뤄낸 것이 대표적이다. 스택은 회로를 고층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이고 트렌치는 밑으로 파 내려가는 방식을 말한다.

여기에 이 회장이 첫 해외 경영 행보로 말레이시아 스름반을 찾아 배터리 사업을 점검하며 투자를 독려한 것도 향후 투자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는 2025년 이후 본격적인 전기차 성장 시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규 거점 캐파 증설을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