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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말레이시아 철강 시장, 친환경 투자 급증 불구 과잉 생산과 수요 부진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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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말레이시아 철강 시장, 친환경 투자 급증 불구 과잉 생산과 수요 부진 '악순환'

말레이시아 철강 시장은 과잉 생산과 수요 부진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말레이시아 철강 시장은 과잉 생산과 수요 부진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
말레이시아 철강 시장은 탈탄소화와 관련된 정부 정책이 강화되면서 친환경 철강 공급망이 서서히 가동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 정책 중 하나는 철강 산업의 모든 제조 활동의 확장과 다각화를 2년간 유예하는 것이 골자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발표문을 통해 철강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철강 제조업체가 국가의 탈탄소화 의제에 따라 사업을 재구성 할 수 있도록 ‘타임 아웃제’를 적용하는 한편, 8월부터 모라토리엄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중단은 철강 산업과 연관된 모든 문의와 현재 신청 중에 있는 사업의 평가를 비롯해서 제조 라이선스 확장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관련 소식통들은 저탄소 철강 제품이나 탄소 저감 기술 등 탈탄소화 의제에 부합하는 철강 제조 면허에 면제부를 제공하려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움직임은 철강 업체들이 새로운 기술투자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미 여러 건의 친환경 철강 투자가 이루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에스틸 엔터프라이즈 사바 Sdn Bhd가 탄소 배출량을 7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로 200억 말레이시아 링깃(약 5조6898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3단계 프로젝트는 코크스와 석탄 대신 천연가스를 환원제로 사용할 예정이다.

모라토리엄의 영향은 제한적


싱가포르의 한 무역 소식통은 지난 한 해 동안 말레이시아로 유입된 친환경 기술과 전기 자동차(EV) 투자가 증가한 것은 모라토리엄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말레이시아가 이 분야에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는 친환경 철강과 전기차 투자가 더 많이 유입되고 있다. 심지어 테슬라도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확실히 업계에서 친환경 기술을 점점 더 많이 채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말레이시아에 지역 본부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말레이시아 무역부는 지난 7월 테슬라가 말레이시아에 사무실, 쇼룸, 서비스 센터를 개설하고 자동차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도 당시 테슬라의 사무실이 셀랑고르에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는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를 유치했을지 모르지만 모라토리엄을 통해 철강 공급 과잉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한 실정이다.

말레이시아 철강 산업 연맹(MISIF)의 데이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철강 소비량은 2018년 연간 978만t으로 정점을 찍은 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19년에는 전년 대비 5.8% 감소한 921만t, 2020년에는 전년 대비 26% 감소한 681만t을 기록했다.

이후 철강 소비량은 2021년에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703만t, 2022년에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752만t으로 증가했다고 MISIF 데이터는 밝혔다. 한편, 말레이시아의 최근 철강 생산 능력은 소비량의 두 배 이상인 1610만t로 보고되었다.

싱가포르의 한 무역업자는 "말레이시아는 특히 건설용 철근과 선재품이 심각한 과잉 생산에 직면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산 철근의 싱가포르 수출 가격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대한 말레이시아 철근 오퍼는 현물 시장의 다른 오퍼보다 t당 10달러 정도 낮았다. 싱가포르의 구매자들은 가까운 거리와 짧은 배송 시간 때문에 말레이시아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선순위가 아닌 친환경 철강


대부분의 생산업체들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친환경 철강에 투자하기보다는 수익률을 높이고 주문량을 채우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패스트마켓이 시장 조사를 보고했다.

패스트마켓의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 친환경 기술과 전기차 투자가 넘쳐나고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소비자 소식통은 "전기차가 반드시 친환경 철강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기차 투자가 증가한다고 해서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은 아니라며, 수요가 없으면 철강 제조업체는 생산에 대한 인센티브를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의 한 수출 소식통은 철강 산업이 동남아시아에 비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측면에서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열연 코일의 국내 생산은 올해 3분기에야 시작될 예정이라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 수출업자는 "말레이시아 대부분의 현지 공장의 모기업이 중국 출신이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의 탈탄소화 야망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싱가포르 정부는 2024년부터 특정 정부 입찰에 참여할 때 상품과 서비스의 지속가능성 자격을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이 유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발맞춰 싱가포르는 2023년에 몇 가지 탈탄소화 이니셔티브도 도입했다. 여기에는 개발자가 건설 배출량을 더 잘 평가하고 보다 친환경적인 제조업체로부터 친환경 자재를 조달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탄소 계산기가 포함된다.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