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술 경영' 내세워 효성 기틀 다진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공유
0

'기술 경영' 내세워 효성 기틀 다진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효성을 스판덱스 세계 1위, 타이어코드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
기술을 중요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 기술연구소 설립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사진=효성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사진=효성
효성을 스판덱스 세계 1위, 타이어코드 세계 1위 기업으로 이끈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29일 오후 6시38분 별세했다. 향년 89세.

조 명예회장은 지난 1935년 경남 함안에서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당초 대학교수를 꿈꿨으나 1966년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부친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귀국해 효성물산에 입사하며 기업인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동양나일론 울산공장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는 향후 효성그룹 성장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조 명예회장은 기술을 중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했으며 2006년 효성기술원으로 개편했다. 이는 효성의 대표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이 탄생하는 원동력이 됐다. 효성은 1997년 자력으로 스판덱스 상업화에 성공했고, 2011년에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고성능 탄소섬유를 세계 3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효성은 전 세계 50여개 제조·판매 법인과 30여개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8년에는 모기업인 효성물산의 부도설이 금융권 등에 번지면서 계열사들이 연쇄 부도 위기에 몰리자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효성T&C를 ㈜효성으로 전격 통합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효성물산의 부실자산을 정리하지 않고 유형자산·재고자산으로 대체 계상해 자기자본을 부풀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도맡았다. 지난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재계를 대변해 규제 개혁 등을 정부에 건의했으며,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고, 체결 이후에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삼남 조현상 부회장 등이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