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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코리아] 삼성·LG전자, 中 기업 가전시장 공세에 대응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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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코리아] 삼성·LG전자, 中 기업 가전시장 공세에 대응책 마련 '시급'

90형 이상 대형 TV시장서 中 TCL 저렴한 가격 앞세워 공략강화
中 로보락, 비싼가격불구 로봇청소기 시장서 2년연속 1위 수성

지난 3월 14일부터 17일(현지시각)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AWE 2024'에서 한 참관객이 중국 가전업체 TCL 부스에 진열한 대화면 평판 TV를 살펴 보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업체는 대화면 TV를 낮은가격에 판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14일부터 17일(현지시각)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AWE 2024'에서 한 참관객이 중국 가전업체 TCL 부스에 진열한 대화면 평판 TV를 살펴 보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업체는 대화면 TV를 낮은가격에 판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가전 시장에 중국 가전업체들의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미 중국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로봇청소기 시장에 이어 TV시장에서 낮은 가격 뿐만 아니라 품질도 괜찮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달라지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업계에서 중국기업들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출하량은 2억23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약 3%가 감소해 시장이 침체됐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는 점유율 1위 자리를 고수했지만 전년동기대비 1% 감소했고 LG전자는 6%가 감소하면서 4위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기업인 하이센스와 TCL은 각각 4%와 5%점유율이 증가했다.
특히 TCL과 하이센스는 프리미엄 TV부문에서 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빠르게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 시장에서도 목격된다.

지난해말 중국의 가전기업 TCL이 98형 제품을 300만원이 안되는 가격에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쿠팡과 협력해 구매의 걸림돌 이었던 설치와 애프터서비스(AS)문제까지 해결한데 이어 품질마저 준수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TCL은 이 여세를 몰아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TCL코리아를 설립하고 이달 초 QD-Mini LED TV제품인 ‘X955’ 시리즈 △115형 △98형 △85형을 출시했다.
국내기업들도 90인치이상 제품을 출시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98형 보급형 제품인 크리스탈 UHD 제품과 Neo QLED 제품을 출시했고 LG전자는 지난 2월 97형 올레드 TV와 98형 QNED TV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 TV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을 TCL제품과 비교하면 TCL제품이 1.5배에서 2배이상 저렴한 편이다. 보급형 버전은 화질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고급형 제품은 가격이 1000만원을 넘기도 한다. TCL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이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로봇청소기 시장은 대형 TV시장처럼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성능을 뜻하는 ‘가격대 성능비’ 이미지를 이미 벗어났다. 국내 로봇청소기 1위 기업은 중국기업인 로보락이다. 로보락은 청소와 물걸레, 자동걸레세척기능을 통합한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앞세워 지난 2022년과 지난해를 합쳐 2년 연속 국내시장 1위를 차지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로보락 제품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라는 것이다. 로보락이 지난해 출시한 S8 프로 울트라(Pro Ultra) 제품은 가격이 150만원을 넘는다. 경쟁모델인 LG전자의 코드제로 제품이 청소와 물걸레 기능을 갖췄지만 자동걸레세척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100만원이 안되는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로보락제품을 선택했다. 이는 그동안 가격대 성능비에 구입해왔던 중국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들의 대응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자동걸레세척기능까지 탑재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했지만 LG전자는 계획만 있을 뿐 아직 출시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을 비롯해 저가시장과 고가시장 모두에서 중국기업의 국내시장 진출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중국기업보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제품을 선보이는 등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