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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기로 선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태광 투자 시계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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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기로 선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태광 투자 시계 멈추나?

경찰,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018년 12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차 파기환송심 1회 공판에 출석,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018년 12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차 파기환송심 1회 공판에 출석,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르면 올해 상반기 경영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복귀에 제동이 걸렸다. 경찰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이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서다.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지 약 9개월 만에 다시 사법 리스크가 생길 위험이 생긴 것이다. 이 전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태광그룹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는 이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전 회장의 구속 여부는 구속 전 피의자 신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이 열리는 16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은 비자금 조성, 골프연습장 공사비 대납, 법인카드 사용 등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며 "이 전 회장이 받는 혐의는 대부분 그룹 경영을 총괄했던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저지른 일들"이라며 "김 전 의장은 검찰 수사에서 자신의 범법 행위가 드러나고 사법 처리될 위기에 처하자 이 전 회장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는 12년 만에 경영 일선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이 전 회장에게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만약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이 전 회장이 약 9개월 만에 다시 구속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통해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했던 태광그룹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태광그룹은 2022년 12월 12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석유화학(6조원), 섬유사업(3조9000억원), 금융(2조원), 미디어(2300억원) 등이다. 당시 태광그룹은 "그동안 정체됐던 그룹 재도약은 물론 관련 산업과 지역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 재계는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가 앞서 밝힌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하고 이를 통해 태광이 다시 재도약을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는 지난 2004년 회장에 취임한 이 전 회장이 태광그룹을 계열사 50개를 보유한 대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재계 순위를 50위에서 36위로 끌어올린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너인 이 전 회장의 경영 능력과 리더십에 기대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었다"며 "그럼에도 태광이 앞서 밝힌 투자 계획 등은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