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TSMC, 중국 침공 시 첨단 칩 제조 장비 무력화 가능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ASML과 대만 반도체 제조 회사 TSMC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칩 제조 기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의 침략이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대만에 대한 공격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네덜란드와 대만 정부에 우려를 표명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이 위협에 대해 ASML과 논의했을 때, ASML은 원격으로 기계를 비활성화할 수 있는 능력을 설명하며 관리들을 안심시켰다. 네덜란드는 침공 가능성에 대한 시뮬레이션까지 실행하며 위험 평가에 나섰다고 외신은 전했다.

원격 차단 기술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라인에 적용된다. EUV는 고주파 광파를 활용하여 현존하는 가장 작은 마이크로칩 트랜지스터를 인쇄하며, 인공지능 및 군사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칩 제작에 필수적이다. TSMC는 EUV 장비의 최대 고객이다.
EUV 장비는 정기적인 서비스와 업데이트가 필요하며, ASML은 이 과정에서 원격으로 강제 차단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의 기술은 오랫동안 잘못된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개입을 받아왔다.

네덜란드는 ASML의 EUV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네덜란드는 ASML의 차세대 칩 제조 기계 수출을 중단했다. ASML은 올해 중국 매출의 최대 15%가 수출 통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 자급자족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화웨이의 칩 설계와 제조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390억 달러의 보조금을 약속했다.

ASML의 중국 매출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화웨이의 휴대폰 칩은 ASML 기계에서 생산되었다.

한편 세계 최첨단 칩의 약 90%가 대만에서 생산될 정도로 대만의 위상은 높다. EUV 장비는 ASML을 시가총액 3,700억 달러에 달하는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술 주식으로 만들었으며, 이는 고객사인 인텔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ASML은 2016년 EUV 장비 개발 이후 중국 외 지역 고객사에 200대 이상을 출하했으며, TSMC가 가장 많은 물량을 가져갔다.

EUV는 잦은 유지보수가 필요하며, ASML의 예비 부품 없이는 금방 작동이 멈춘다. ASML은 특정 고객에게 일상적인 유지보수 중 일부를 직접 수행하는 공동 서비스 계약을 제공하며, TSMC와 같은 고객이 자신의 기계 시스템에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한다.

TSMC의 마크 리우 회장은 지난해 9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침략하면 회사의 칩 제조 기계가 고장날 것이라고 암시한 바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