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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계 글로벌 사업 비상] 中'가격 공격'에 위협받는 韓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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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산업계 글로벌 사업 비상] 中'가격 공격'에 위협받는 韓 산업

LG디스플레이 TV용 LCD 중국 공장 中 기업에 매각
석유화학 업체들 실적 악화하며 최악의 시기 보내
중국산 열연강판, 후판 한국산보다 10% 이상 저렴
"중국, 소형선에서 LNG선으로 사업 영역 확장 중"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글로벌 시장에사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우리나라 주요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거센 추격에 우리나라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을 생산하는 기업은 사라졌다.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다른 주요 산업도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TV용 LCD를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중국 TCL그룹 자회사 CSOT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중국 공장 매각으로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우리나라 전자업체에서 LCD TV 패널을 생산하는 기업도 사라지게 됐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CD 사업을 접었다. 이는 중국이 저가 공세에 나서며 한국산 제품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LCD TV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31%에 불과했던 중국은 지난해 67.3%로 커졌다. 같은 기간 한국은 37.9%에서 3.4%로 줄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과 한국의 탈LCD 전략으로 LCD패널 시장 내 한국 비중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우리나라 다른 산업도 중국 저가 공세 영향권에 있다. 먼저 한국산 석유화학 제품은 중국산 범용 제품 과잉 공급으로 시장에서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체들은 실적이 악화하며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는 중국 석유화학 자급률이 높아지며 저렴한 제품이 시장에 공급되며 시작됐다. 중국은 2010년대 접어들면서 석유화학 자급화를 선언, 범용 다운스트림 제품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값싼 중국산 석유화학 제품을 자국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에 제품 중국 의존도가 높던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무너진 것이다.
철강은 값싼 중국산 열연강판(코일 형태로 감은 강판),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강판)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산 철강 제품은 우리나라 제품보다 평균 10% 이상 저렴하다. 후판의 경우 t당 20% 이상 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수입된 열연강판 물량은 전년 동기(91만t)보다 1.3% 늘어난 92만2000t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후판 수입량도 74만1000t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현대제철이 제기했던 중국산 후판 제품 반덤핑 관련 조사에 들어갔다. 철강 업계 한 관계자는 "열연강판, 후판과 같은 범용 제품의 한해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제품 간 품질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조선은 중국이 저가 선박인 벌크선, 탱커선 등을 넘어 액화천연가스(LNG) 선 등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에도 진출하고 있다. 현재 선박 시장에서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수주 물량을 독차지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87만CGT(표준선 환산톤수·106척)로 전년 동월 대비 27% 늘었다. 이 중 중국은 347만CGT(95척)를 수주해 9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8만CGT, 척수로는 4척을 수주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벌크선 등 소형선들을 주로 만들었지만 이제는 LNG선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은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 간 합병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합쳐진 것 뿐이다. 이미 경쟁 구도에서 적용되고 있다"며 "당장 크게 영향은 없지만 초격차 기술 우위 확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