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물량 밀어내기는 올해도 여전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중국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든 뒤 올해 경기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 위축과 제조업 생산설비 투자 감소로 철강 제품 재고가 쌓였다. 재고를 털려고 저가 경쟁력을 무기 삼아 철강재 수출을 늘린 결과 한국산 제품이 잘 안 팔리는 것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전방 산업 부진으로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철강사들의 주요 고객인 건설사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착공에 못 나서고 있다. 이에 더해 자동차 산업에서 판매량이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사는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국산 후판을 쓰고 있다.
최근 원화 가치가 급락한 점도 철강사들의 원가율 부담을 키웠다. 원화 환율이 9월 말 달러당 1307.8원에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마지막 외환시장에서 1742.30원으로 떨어졌다. 철강사들은 철광석과 석탄 등 주요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나서 제기한 무역 제소 진행 경과도 주목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산 후판과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을 대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를 했다. 미국에서는 상무부를 대상으로 한국산 철강재의 상계관세 부과가 부당하다며 소를 제기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