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수출입 상반기 및 하반기 전망'보고서 발표
하반기 수출 3355억달러, 3.8% 줄어
수출기업 10곳중 6곳 "미국 관세로 피해"
한국의 수출 전선이 하반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하반기 수출 3355억달러, 3.8% 줄어
수출기업 10곳중 6곳 "미국 관세로 피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 품목에서 미국발 관세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한국의 수출이 상반기보다 더 꺾이면서 연간 전체 수출이 작년보다 2.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협회는 올해 상반기 한국 수출은 3329억달러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0.6%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수출은 3355억달러로 작년보다 3.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수출은 6685억달러로, 작년보다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수입은 작년보다 1.8% 줄어든 6천202억달러로 예상해 올해 한국의 무역수지는 작년보다 다소 축소된 483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품목별로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상반기 수출이 727억달러로 작년보다 10.6% 늘어나는 반면 하반기 수출은 작년보다 5.1% 감소하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2.2%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고성능 AI 반도체의 수요는 유지되겠지만, PC·스마트폰 등 범용 IT 기기 수요가 한풀 꺾이고 D램 등 메모리 단가가 정체를 보이며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무협은 분석했다.
'수출 효자' 자동차 역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해외 생산·조달 비중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수출이 작년보다 2.4% 줄어든 데 이어 하반기는 7.1% 줄면서 연간 수출이 4.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 수출의 경우 미국의 수입 관세 인상과 유럽연합(EU)·인도를 중심으로 한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조치 강화로 수출 부진이 확대하며 상반기 4.8% 감소에 이어 하반기도 7.2% 감소해 연간 수출은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디스플레이(6.5%·-2.2%) 수출은 일부 업황이 회복되면서 하반기 호조세를 보이며 회복되고, 선박(0.9%·7.9%) 수출은 고가 수주 선박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난 9∼11일 무협이 실시한 수출 기업 대상 설문에서 64.8%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홍지상 무협 동향분석실장은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만료, IT 수요 둔화, 환율 하락, 지정학적 리스크 등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수출 여건이 예상된다"며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대내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수출 성장 동력 개발을 위해 AI, 모빌리티 서비스,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산업 육성과 지원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inryu0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