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토리노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타운홀에서 필로사 CEO는 약 25만 명에 이르는 전 세계 임직원에게 강한 어조로 통합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제 ‘전 FCA 출신’, ‘전 PSA 출신’이라는 표현은 버려야 한다”며, “우리는 하나의 조직, 스텔란티스다”라고 강조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전 CEO가 지난해 12월 돌연 사임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공백을 메운 필로사는, 북미 사업부 총괄직을 겸임하면서 조직 개편과 전략 재검토를 병행했다. 그는 글로벌 전략인 ‘데어 포워드 2030(Dare Forward 2030)’의 수정 가능성을 열어두며, "변화는 내부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필로사는 “CEO가 상아탑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십을 예고했다. 그는 "잘못된 건 고칠 수 있고, 그 해답은 내부에 있다"며 조직 내 ‘열린 문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필로사 CEO가 맞닥뜨린 과제는 녹록지 않다. 아바스(Abarth)의 전동화, 란치아(Lancia)의 리브랜딩, 크라이슬러(Chrysler)의 존속 문제 등 브랜드별로 각기 다른 고민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 중국발 가격 경쟁, 유럽의 엄격한 배출 규제, 전기차 전환에 따른 생산비 급등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3중 압박’도 피할 수 없다.
필로사는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선 조직이 하나 되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FCA vs PSA’라는 출신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14개 브랜드를 통합해 진정한 글로벌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스텔란티스는 2026년까지 신형 전기차 플랫폼 ‘STLA’ 기반의 주요 전동화 모델들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필로사 CEO 체제 하에서 스텔란티스 그룹이 다시 방향타를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