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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 직전 자회사 상장보류…SK이노에 주어진 이중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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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 직전 자회사 상장보류…SK이노에 주어진 이중 과제

'흑자' SK엔무브 IPO 잠정 보류에
EB로 서둘러 지분 인수대금 마련
미래 투자·주주환원 과제 동시에
"주주 신뢰로 해외서도 자금조달"
울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의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이미지 확대보기
울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의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엔무브의 기업공개(IPO)가 잠정 보류된 이후 실적 부진 극복 방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법 개정에 힘이 실리며 무르익은 주주가치 제고 분위기 속에서 영업 적자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3767억 원 규모의 자사주 지분 2.2%를 에코솔루션홀딩스에 처분하는 것을 지난 2일자로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SK엔무브 상장을 잠정 보류하며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로 편입하고, 에코솔루션홀딩스의 SK엔무브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교환사채 발행은 에코솔루션홀딩스의 지분 인수 대금을 마련하는 일환이다.

SK엔무브 상장 철회는 상법 개정 추진으로 자본시장 신뢰 제고 목소리가 나오면서 중복 상장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흘렀기 때문이다.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의 실적 부진 속에서도 꾸준하게 영업이익을 창출해왔다. SK엔무브 상장이 SK이노베이션 위기 극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지주사인 SK 주식회사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이미 상장됐다는 점에서 중복 상장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이번 SK엔무브 완전 자회사 편입은 정부 정책, 자본시장 환경, SK이노베이션의 전략적 방향성을 모두 고려한 선제적 결정”이라면서 “향후 SK엔무브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매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에 이어 올해 하반기 ‘자사주 원칙적 소각’의 법제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SK이노베이션이 미래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와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해나갈 방안에 이목이 쏠린다. SK이노베이션이 석유화학과 배터리 시장 침체의 영향을 돌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자산 매각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해왔다. 동시에 지난해와 올해 주당 2000원의 최소배당금을 배정하고 2027년 이후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지향하는 주주가치 제고 계획에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주가 원하는 기업가치 제고는 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할 때 도움이 되므로 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주주로부터 신사업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과제가 있다”면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사업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해외 현지에서도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려면 주주환원의 일관성을 강화해 신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