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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업계, 트럼프發 EV 보조금 폐지에 수익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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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업계, 트럼프發 EV 보조금 폐지에 수익성 '경고등'

美 EV 정책에 타이어업계 흔들
고마진 타이어 수요도 '비상등'
"수출 다변화 없인 방어 어렵다"
국내 타이어업계가 트럼프발 전기차 보조금 폐지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타이어업계가 트럼프발 전기차 보조금 폐지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
국내 타이어업계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EV) 세액 공제 조기 종료 법안 서명에 비상이 걸렸다. 북미는 국내 주요 타이어사인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의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전략 시장이다. 특히 EV용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 대비 단가와 수익성이 높아 '캐시카우'로 불려온 만큼 수요 둔화가 현실화 되면 실적 충격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업계는 최근 미국 내 EV 수요 둔화 움직임과 함께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조치의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순히 완성차 판매 감소에 그치치 않고 고부가가치 부품 수요 전반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어서다.

한국타이어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발 EV 보조금 폐지는) 가장 최근에 발표된 정책이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타이어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조치가 국내 타이어업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아직 섣불리 말하기 어렵고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V용 타이어는 내연기관차용보다 마모가 빠르고 복합적인 성능이 요구돼 단가가 높게 책정된다. 전기차 1대당 장착되는 4개의 타이어 모두 일반 차량 대비 더 무거운 하중과 토크를 견뎌야 하기 때문에 주행거리에 따른 교체 주기도 짧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가 활성화되면 타이어 소모도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같은 등급의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500kg 정도 더 무겁기 때문에 전용 타이어를 쓰더라도 마모가 20~30% 정도 더 심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판매 둔화가 단지 신차용(OE) 타이어 수요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교체용(RE) 시장에도 '도미노식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기차 판매 감소는 신차용(OE) 타이어 수주 감소로 곧바로 이어지며, 교체용(RE) 시장까지 수요 위축이 전이될 수 있다"며 "이는 곧 신차 출고 둔화에서 운행 중 타이어 교체도 자연 감소하는 전형적인 선순환 파괴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시장 다변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 교수는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이나 동남아도 자국 중심 생산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타이어 업계도 현지에 공장을 지어 대응하는 방식으로 수급 체계를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