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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車車] 전기 MINI의 두 얼굴 — 쿠퍼와 JCW, 도심에서 서킷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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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車車] 전기 MINI의 두 얼굴 — 쿠퍼와 JCW, 도심에서 서킷까지

도심에서는 작은 체구의 매력, 서킷에서는 전동화 퍼포먼스 발휘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JCW 사진=MINI이미지 확대보기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JCW 사진=MINI
전동화 시대에도 MINI는 여전히 MINI다. 귀엽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 도심에 최적화된 콤팩트한 차체, 그리고 운전 재미까지. 여기에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응답성이 더해지면서 MINI의 매력이 다시 한번 살아난다. 이번 시승에서는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와 고성능 모델인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JCW'를 직접 몰아봤다.

출발은 서울 도심에 위치한 BMW 차징 스테이션. 미니 전기차는 BMW의 충전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이날 시승한 차는 쿠퍼 E 트림으로,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까지 약 60km가량을 주행했다.

더 뉴 MINI 쿠퍼 E는 전기모터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과 정숙성이 인상적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소음 없이 매끄럽게 속도가 붙는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9.6kg·m(290Nm)의 성능은 수치상으로는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날렵하고 경쾌한 반응이다. 특히 좁은 골목길이나 회전 구간에서의 민첩한 거동은 MINI 고유의 고카트 감각을 고스란히 전한다.

서스펜션 세팅은 다소 단단한 편이다. 전동화 모델에서도 전통적인 MINI 특유의 단단한 하체 감각이 살아있다.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이 직접 전달되지만, 반대로 말하면 도로와의 연결감이 탁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티어링 감각도 직설적이다. 조향과 동시에 차체가 반응하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운전자의 조작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실내는 크게 바뀌었다. MINI의 최신 트랜드에 따라 원형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겸한 이 원형 패널은 MINI의 레트로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이외에도 테마에 따라 앰비언트 조명이 바뀌는 설정,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된 각종 UI 등은 감성적인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주행거리는 WLTP 기준으로 약 305km. 앞서 MINI 일렉트릭에 비하면 큰 발전이다. 실사용 기준으로는 에어컨을 켜고 달릴 경우 250~270km 수준을 기대할 수 있는데, 하루 일과를 소화하기엔 충분하다. 충전 역시 95kW 급속 충전기로 약 30분이면 80%까지 채울 수 있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 도착하자, 서킷 위에 고성능 모델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 JCW’가 기다리고 있었다. MINI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JCW 모델이다. 서킷에서 이 차량을 두 바퀴 시승해본 짧은 체험이었지만, 고성능 전기차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JCW는 쿠퍼 SE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kg·m(330Nm)의 힘을 발휘한다. 0→100km/h 가속은 6.7초로 수치상으로는 폭발적이지 않지만,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 덕분에 체감 속도는 그 이상이다. 출발과 동시에 미끄러지듯 튀어나가고, 짧은 직선 구간에서도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긴다.

무엇보다 JCW에 새롭게 적용된 'JCW 서스펜션 튜닝'이 인상적이다. 일반 쿠퍼 E보다 댐핑 감각이 훨씬 단단하고 노면의 정보를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전기차 특유의 무거운 배터리 무게를 하체가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서킷에서도 전혀 불안하지 않다. 특히 코너 진입 시 롤 억제가 훌륭하다. MINI 특유의 ‘고카트 필링’이 한층 강화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브레이크 향상 역시 체크 포인트다. JCW에는 보다 강력한 회생 제동 시스템이 적용됐고, 패들 시프트를 이용한 제동 감각 조절도 가능하다. 덕분에 속도를 줄이거나 코너를 돌아나갈 때 훨씬 세밀한 운전이 가능했다.

내연기관 시대에도 MINI는 운전의 즐거움을 아는 브랜드였다. 그리고 전동화된 지금도 그 DNA는 이어지고 있다. 감성적인 디자인, 도시 친화적인 크기, 그리고 '즐거운 운전'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는 바뀌지 않았다. 전기차 시대에도 MINI는 MINI답게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