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취임 일성으로 책임과 의무 완수 의지 확신
조선 건설기계 정유 등 사업 부문별 위기 진단
조선 건설기계 정유 등 사업 부문별 위기 진단

정 회장은 20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일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라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과 의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지 16년 만인 지난 17일 회장직에 올랐다. 이로써 HD현대의 오너 경영 체제가 37년 만에 부활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조선, 건설기계, 정유·석유화학 등 사업 부문별 위기를 진단하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건설기계 사업은 미국 관세와 초대형 경쟁업체의 시장 잠식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정유·석유화학 사업도 상반기 유가와 정제 마진 하락으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 회장은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런 위기가 처음은 아니다. 1972년 울산조선소 기공식 이후 숱한 어려움이 있었고 그때마다 우리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며"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전력을 다해 실행해서 결국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조선 사업에서는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FOS'(Future of Shipyard)라는 우리만의 조선소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나가면서 중국과의 원가 경쟁력 차이를 줄여갈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지정학적 상황을 활용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시장도 적극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건설기계 사업과 관련해 "인도, 브라질, 호주 등 신시장 개척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광산용 장비 시장도 추가 시장 진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유·석유화학 사업 전략에 대해 "국내 경질유 시장 축소에 대비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순환·바이오 등 친환경 제품과 윤활유·발전 등 새로운 사업을 계속 발굴하고, 석유화학사업은 공정 전반에 걸쳐 투입원료, 운전조건, 스팀·에너지 밸런스 등을 최적화하는 지속적인 혁신 활동을 통한 원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 회장은 전력 사업에 대해서도 "최근 전력 소비의 증가로 호황을 맞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은 지금의 기회를 살려 근본적인 체력을 다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시 불황이 찾아왔을 때 과거와 같은 엄중한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금 미래를 위한 투자와 준비를 철저히 해두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 회장은 권오갑 명예회장과 관련, "정말 어려운 시기를 훌륭하게 이끌어 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inryu0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