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HBO 맥스, ‘해리포터’ 시리즈 등을 거느린 글로벌 미디어그룹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가 복수의 인수 제안을 받고 통매각 가능성을 공식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WBD 주가는 장 초반 10% 급등했다.
◇ 넷플릭스·컴캐스트·파라마운트 등 ‘빅 플레이어’ 가세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최대 케이블·인터넷 기업인 컴캐스트가 WBD의 자산 검토에 착수했으며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도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WBD는 CNN, HBO 맥스, 디스커버리 채널, ‘해리포터’ 시리즈 등을 보유한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이다. 지난 2022년 AT&T 계열의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출범했으며 현재 스트리밍 중심의 스튜디오 부문과 전통 케이블 부문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
WBD는 지난 6월 조직 효율화를 위해 내년까지 두 부문을 분리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번 매각 검토는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 중이다.
◇ 인수 부담은 350억 달러 부채
현재 WBD의 총부채는 350억 달러(약 49조2000억 원)에 달한다. 인수자는 이 부채를 함께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거래 규모는 1000억 달러대(약 140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453억6000만 달러(약 63조8000억 원) 수준으로 인수설이 불거진 지난 9월 이후 주가가 46% 이상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로스 베네스 애널리스트는 “파라마운트가 가장 현실적인 인수 후보로 보인다”며 “넷플릭스는 회사가 분할된 뒤 스튜디오 부문만 인수하는 편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디어 산업 재편의 분수령 될 수도
WBD 매각이나 분할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트리밍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기존 방송사들은 막대한 콘텐츠 제작비와 부채, 분산된 시청층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세스 셰이퍼 애널리스트는 “파라마운트, 컴캐스트,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등 주요 미디어·기술 기업들이 전체 회사를 조기 인수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부분 매각보다 빠른 결정이 시장 지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엘리슨 가문, ‘미디어 제국’ 확장 노림수
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 모두 오라클의 공동창업자이자 세계 2위 부호인 래리 엘리슨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은 파라마운트 인수 직후 WBD까지 노리며 ‘미디어 제국’ 구축에 나섰다는 평가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과 래리 엘리슨의 친분이 이번 거래의 규제 승인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